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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VEU 박탈, 삼성·하이닉스 초비상

by 경제를 말하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박탈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습니다. VEU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2022년부터 시행한 규제 속에서 예외적으로 부여된 혜택으로, 삼성과 하이닉스는 별도의 개별 허가 절차 없이 미국산 장비를 중국 공장으로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해 두 회사는 앞으로 건건이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는 중국 내 생산 거점 운영의 불확실성을 크게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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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에서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3540%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 거점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의 40%를, 다롄에서는 일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문제는 중장기적입니다. 중국 공장의 공정이 한국보다 12세대 뒤처져 있어 당장은 생산 차질이 없지만, 앞으로 장비 교체와 기술 업그레이드가 막히게 되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중국 공장의 생산 역량 확대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허가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칩스법을 통해 규정한 수준보다 더 강도 높은 제재를 시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삼성과 하이닉스는 ‘진퇴양난’에 놓였는데, VEU를 통해 누렸던 신속한 장비 도입 혜택이 사라지면서 수익성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두 회사는 이미 중국 리스크를 의식하고 국내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6 공장 생산능력을 월 17만장까지 확대해 우시 공장의 비중을 점차 줄이려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평택과 화성에 초대형 클러스터를 구축 중입니다. 그러나 중국 공장의 규모를 단기간에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한국 내 R&D 및 재제조 센터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MAT, ASML, 램리서치, TEL 등 ‘빅4’ 업체들이 한국에 힘을 싣는 것은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가 한국을 새로운 핵심 거점으로 재조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조치가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히며, 내년 1월까지 이어지는 120일간의 유예 기간 동안 세부 규정을 조율할 계획입니다. 업계 역시 이 기간 동안 예외 조치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앞으로 중국 공장 운영의 불확실성을 관리하면서 정부와 함께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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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직결된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와 중국 리스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패권 경쟁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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