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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자렌지 Sep 14. 2024

MZ가 긴 설명을 싫어하는 이유

'모임에서 강퇴되었습니다.'


 

 루를 어떻게 시작하시나요?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의 채팅방을 열며 하루를 시작하지는 않는가요?  밤에 온 메시지는 없는지 말이죠.



스마트폰에서 앱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채팅앱이?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의 카카오톡 프로필은 요즘 바빠 보입니다.

 


최근 부반장이 되었다고 들었는데요. 카는 카카오톡 배경에는 이틀에 한번 투표가 진행됩니다.


친구들에게 무슨 과일을, 계절을, 색깔을, 노래를 좋아하는지 보기를 두고, 투표를 받는 식이죠.




 저 또한 어릴 적 이슈 중 하나는 PC와 휴대폰의 보급이었어요. 특히 MZ세대에게 PC의 채팅 플랫폼은 또 하나의 세계였어요.

버디버디, 세이클럽, 싸이월드 네이트온하면 떠오르는 게 있지 않으신가요?



 채팅은 입시제도와 학교와 학원의 빡빡함에서 친구들과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장이었죠.


 온라인의 채팅과 오프라인의 대화와 융합되는 경험은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모임을 하면서 채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모임에서 강퇴를 당한 적도 있습니다.


물론 독서모임처럼 모임비를 받는 특정 분야의 모임이면서, 모임장소가 정해져 있을 때는 채팅이 중요하지는 않았죠. 하지만 독서모임에서도 채팅의 영향력은 상당했어요. 오프라인에서의 대화가 중요한 독서모임에서도 채팅의 영향력은 분명했습니다.


 MZ세대 대화에서도 이 채팅의 룰을 지키려 한다는 걸 아시나요? 

30대의 모임에서 사랑과 결혼의 조건으로 꼭 거론되는 건 상대방과 대화의 티키타카였어요.


모임에서 사람들은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다가도, 그 관심을 되돌려주지 않고 말을 계속 이어갈 때 시선을 돌렸죠.


 


 채팅은 핑퐁처럼 대화가 오고 갈 때 지속됩니다. 1:1 채팅에서는 일방적인 소통은 불가능하죠.


이 룰은 오프라인에서도 이상적이기도 합니다. 학부모님들에게 인기를 끈 유대인의 하브루타 학습법도 이런 식이었죠. 


MZ들은 유익했던 채팅의 룰이 자연스레 대화의 룰 채택한 건 아닐까요?




 MZ가 일방적인 설명이나 말하기를 불편해하고, 기성세대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과거에는 교육의 양만으로 계층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죠. 교육의 기회 자체가 중요했. 그들에게는 설명과 정보를 얻기 위해 발로 뛰었으니까요.

 


 이제교육의 양보다 교육의 질이 중요해졌죠.

부동산 가격의 주요 요인이 학군이라는 건 교육의 질에 대한 욕망이 반영었고요.

 



 다가온 추석에 세대차이를 좀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친척 어른들의 디테일한 설명에는 애정이 담긴 건 아닐까. 

조카들의 말대답에 소중한 채팅 문화가 긴건 아닐까 생각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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