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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전자렌지
Sep 07. 2024
독서모임에서 결혼하는 사람의 특징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 연결
되었다는
느낌을
느낀 적 있나요?
S
NS를 통한 팔로우는
말
고
.
상대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
다 보니
,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인데
,
친밀감이 올라갔던 경험
말
이죠.
누군가의 이야기
가
좋
을
때
내 안의 이야기도
떠
오르
진
않았나요?
제겐 그것이 퇴근 후에도 독서모임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유예요.
독서모임에서 특히 마음을 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여운을 남기기도 하죠.
이 사람도 열심히 살고 있구나.
무언갈 얻기 위해 책을 놓지 않는구나.
많은 일들이 있었겠구나. 참 깊게 스스로를 성찰했구나. 하는 생각이요.
그런
진솔한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 자체로 의미가 있었어요.
각자의 내면 속에서 뚫고 나오는 듯한 이야기
를
눈앞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요.
그들의
진지함을 느끼며, 저또한 진지해지
죠
.
진지한 사람들은 힘이 있
어요
.
그들에겐
원하는 방향이 있고, 그곳으로 가기 위한 힘도 비축하고 있
죠
.
진지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제 인생이 저 스스로도 답답해 보였거든요. 뭐 하나 진득하게 해내지 못하고, 급하고 서투른 제 자신이 싫었어요.
매일매일 결심하고 매일매일 실패하는 날들이었죠. 그래서 무교인데도 불구하고 기도를 했
더랬죠
.
그러다 언젠가 스스로와 솔직하게 마주할 수 있
었어요
. 내가 별 볼일 없는 놈이라는 것부터 인정
했
지요.
재밌는 건 그
렇게 생각
하
고 나니
스트레스가 오히려 덜했던 것 같아요.
'남들 한 번 움직일 때, 나는 두 번 움직여야 보통이 되는구나'라는 걸 받아들였으니까요.
비로소 결
과보다
저의 노력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어요.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를 인정해 줄 수도 있었죠.
그렇게 조금 진지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독서모임에서 유독 이런 이야기들이 기억에 남아요.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극복한 이야기 말이죠.
번듯한
직장에
우람한
몸까지
갖고
있던
동갑
친구는
이야기했죠.
자기가
지
금
하
는
일을
하기까지
가족과의
갈등과,
삐쩍 말랐을
때의
자신의
몸에
대해서요.
독서모임을 능숙하게 진행하는 형님에게서 또한 들을 수 있었죠.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의 혹독한 수업평가로
면
직을 생각할 때를요.
그때 나눴던 교감선생님과의 이야기를 그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 또한 직장생활에서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팀장님이랑 부서장을 찾아갔던 경험
이 있어요
.
면담을 하고 하니
혼자 했던 고민의 무거움이 한결 가벼워졌었죠.
팀장님과의 관계
도
더욱 가까워졌고요.
사실 '약점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는 삶에서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아시나요?
구글에서 HR을 담당한 황성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왜 아시아 출신은 경영진이나 CEO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연구했죠.
그중
하나로 꼽은 건 '약점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Vulnerability)
예
요.
한 사람의 'Vulnerability'는
그 사람의
성장의 가능성과 상관관계가 있어요. 존경받는 정치가의 연설에서도 Vulnerability를 볼 수 있죠
.
TED 강연에서 브렌 브라운 박사는 The power of vulnerability에 대해
말했어요. 반면 '우리가 개인의 취약성을 마비시키는(We numb Vulnerability)'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을 이어가죠.
"미국 역사상 가장 부채가 많고 비만이고 중독이고 약물을 복용하는 세대"라고.
부정적인 감정의 문제를 덮어두는 세태를 "맥주 두어 개나 마시고 바나나 머핀이나 먹자."라고요.
다만 그는 감정을 선택적으로 마비시킬 수 없다고 해요.
취약성, 비통함, 수치감, 공포감, 실망감을 마비시키려고 할 때, 즐거움도 고마운 마음도 행복감도 마비시키게 된다고요.
상반기 극장에 인사이드 아웃 2가
넓은
연령대에서
공감을 일으킨 이유가 그것 아니었을까요.
라일라가 성취를 위해 '불안'이에게 모든 걸 맡기고 '다른 감정들을 날려버리고 난 뒤'의 이야기죠.
그때의 라일라는 머릿속으로 혼자만의 생각에 빠
져
요
.
사실 저도 최근
성공에 대한 책에 꽂혔었어요. 그 책은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었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을 얕보게도 만들었죠.
저
번주 그 책을 들고 독서모임에서 설명했을 때 좋은 반응을 기대했지만, 주변의 반응은 싸늘했어요.
스스로 미적지근한 반응은 무시하고 책에 몰입한 채 설명을 이어가버렸죠.
책 소개를 마치고는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책과는 반대되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도 있는 기회였는데,
아쉬웠죠.
이렇듯 독서모임에서 책에만 몰두해 버린 사람의 이야기는 재미가 없어요.
반면 독서모임에서 결혼하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하면
뭘까요.
'진지함'과 '약점을 보여줄 수 있는 용
기'
가
있는 사람인 듯합니다.
진지함으로써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이면서도,
내면에는
자신의
약점과
상대방의
약점
을
성숙하게 볼
수
있는
사람이요.
이만 글을 마칠게요. 당신에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진지한 이야기가 있지는 않나요?
그 이야기를 할 사람을 찾는 건 어떤가요? 비록 그것이 잘 전달되지 않더라도, 실패하더라도요.
'서사의 위기'에서 한병철 작가는 말하죠. "행복은 하나의 시점에 국한되는 사건이 아니다.
행복은 과거까지 닿아 있는 긴 꼬리를 갖는다...(중략) 우리는 과거의 구제를 수행해야 한다."고요.
* 다음 주에도
모임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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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말엔 혼자서 모임을 갑니다
02
폰을 흑백으로 두고, 모임을 다닌 이유
03
독서모임에서 많이 결혼하는 이유
04
독서모임에서 결혼하는 사람의 특징
05
MZ가 긴 설명을 싫어하는 이유
06
걷기 모임 다니다 이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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