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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02. 2023

베트남의 크레페, 반 쎄오에 빠지다.

지글지글 구워낸 케이크

다낭에 도착해서 제일 처음 먹은 음식은 반 쎄오! 반은 빵케이크를, 쎄오는 반죽을 부칠 때 지글지글 소리를 뜻한다. 한 마디로, 지글지글 구워낸 케이크인 것이다. 반 쎄오의 유래는 다양한데, 크레페에서 발전했다는 주장이 있어서 베트남의 크레페로도 불린다.


보통 반 쎄오는 장마철에 잘 팔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따끈따끈하게 나온 상태로 바로 먹기 때문이다. 속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음식인 셈이다. 우리나라 부침개도 타닥타닥 빗소리가 지글지글 소리를 연상시켜서, 비 올때면 어김없이 부침개를 찾게되지 않나. 우리나라 부침개랑 비슷한 생김새라 반 쎄오에 더욱 호감이 갔다.


밀가루를 섞어 팬에 바른 후 고기, 새우, 숙주를 넣고 부치면 완성된다. 반 쎄오를 작은 크기로 잘라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채소를 넣고 쌈을 싸서 소스에 찍어먹었다. 입에 한 가득 차는 깊은 풍미가 매력적이다. 빈틈없이 맛있는 맛에 계속 쌈을 싸게 만들달까. 특히나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대단히 배부른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의 선택을 통해, 나의 음식 취향을 점점 알아간다. 김밥, 샌드위치, 부침개. 한 번에 많은 재료를 품고 간편하게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됐다. 직접 만들어먹으면 재료가 많이 필요해서 비싸고, 오히려 식당에서 사먹는 게 더 합리적인 음식들이다.


그동안 반 쎄오를 사진만 보고 맛있어보여서 먹었다. 사실 이름도 모르고 무슨 뜻인지도 몰았다. 음식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퍽 난감하더라. 센스 있는 직원이 먼저 다가와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시범을 보여줬다. 먹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먹으니, 여태까지 먹은 반 쎄오 중 가장 맛있었다.


한국에서는 베트남 음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1년에 한두번 정도 먹는, 외식할 때 새로운 선택지 정도? 베트남에 오니 고유의 전통음식이 많더라. 유래부터 식문화까지 이것저것이 궁금해졌다.


글을 쓰면서 반 쎄오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다. 몰랐던 사실을 조금씩 배우니, 다시 침이 고인다. 알고 먹으면, 또 다른 디테일이 보이겠지. 내일도 반 쎄오를 먹을테다.


이렇게 베트남 음식 하나씩 여러번 먹어보며, 베트남 문화도 조금씩 이해해 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되겠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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