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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14. 2023

이 삼겹살집이 잘될 수밖에 없는 이유

장사 잘되는 고깃집의 디테일

 다낭에 삼겹살 단골집이 생겼다. 통삼겹살 1인분 가격이 1만 원이다. 사장님은 504시간 2차 교차숙성 전문점이라고 당당히 소개한다. 그만큼 보장된 양질의 고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방문한 계기는 구글맵에서 평점이 5점 만점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점수가 너무 높으면 의심부터 먼저 한다. 몇 년간 마케팅 일을 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리뷰를 세팅하는 걸 안다. 4점 이상의 평점의 장소들을 고르되, 리뷰수가 적은 곳/ 최근에 안 좋은 리뷰가 올라온 곳들은 거르는 편이다.


 평점은 1차 필터링 기준일 뿐, 진짜는 리뷰의 내용이다. 여긴 이곳이 좋은 이유를 자세히 말해줬다. (명이나물, 직접 구워줌, 친절함, 한국보다 맛있음) 이미 방문한 사람들의 확신 있는 추천은 안 갈 수 없게 만든다. 거기다 30명 이상이 부족함 없이 즐겼다고 인정받은 곳이면 믿음직스럽지 않나.


 아무리 좋은 고기라도 고기를 잘 구워야 하는 법. 여긴 고기를 잘 못 구울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를 직접 맛있게 구워주셔서 고기를 잘 못 굽는 1인도 혼자 고기 식사가 가능한 곳이다. 고기를 잘 굽는 사람에겐 어쩌면 사소한 차이일지 모른다. 고기를 못 굽은 입장에선 안전한 선택을 보장받는 엄청난 메리트다.


 반찬도 다양하고 푸짐하게 나온다. 명이나물부터 상추무침, 양파절임, 계란찜, 어묵탕까지. 토마토에 설탕 뿌려서 주셔서 역시 배우신 분이라 생각했다. 먹을 게 너무 많아서 젓가락이 쉴 새 없다. 식사하는 시간이 즐겁다.


“넌 들어올 때보다 고기 먹고 나갈 때가 더 이뻐.”

“기분이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가라!”

“당신은 더 먹을 수 있어요. “

 위트 있는 문구들이 이 공간을 더 사랑스럽게 만들어준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건 내가 이런 피식하는 문구를 즐긴다는 점이다. 처음 오고 낯선 공간에 이런 센스는 긴장감을 풀어주고 경계심을 무장해제시켜 준다.


 들어올 때 한 번, 나갈 때 한 번. 두 손 모아 공손히 직원들이 인사해 준다. 호텔급서비스를 받는 기분이 든다. 사실 이런 융숭한(?) 대접이 낯설고 부담스러웠다. 확실한 점은 마지막까지 이곳에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타지에서 넘치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니 또 다른 리뷰를 남기고 싶어 지더라. 여긴 리뷰 남기면 콜라서비스 이런 이벤트도 전혀 없는 데 말이다.


 이미 경험한 사람들의 좋은 리뷰, 높은 품질에 대한 자부심, 고퀄리티의 맛과 넉넉한 반찬, 고기 구워주고 마지막까지 인사해 주는 정성 어린 서비스, 재치 있는 유머 이 5가지가 이곳을 계속 오게 만든다. 이 식당이 오랫동안 운영되면 좋겠다. 내가 아는 맛있는 맛을 다들 알 수 있도록 말이다.


 다낭에 있으면 베트남음식보다 한식집을 찾게 된다.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한식당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국에서 먹는 수준으로 맛있다. 오늘은 무슨 한식을 먹을까 고민될 정도다. 덕분에 타지음식을 먹기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곳이다. 베트남음식 적응이 어려우면 맛있는 한식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녀노소 한국인 관광객이 많나 싶다.


 이 삼겹살집은 한식집이지만 다낭에 와야지만 먹을 수 있다. 외국까지 비행기 타고 여행 와서 무슨 한식이야라는 편견을 깨줬다. 거기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는 뭐니뭐니해도 삼겹살이지 않나. 다낭에서는 한식투어를 해도 충분히 괜찮다.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맛은 내가 맛있게 먹어본 이미 아는 바로 그 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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