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풀고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바라보기.
자주 사용하는 컴퓨터에 이렇게 메모를 썼다. 돈과 사람은 나에게 머물고 가는 것. 내가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면, 오래 머물 뿐.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도곡에 있는 창의 미술학원에서 열리는 운영자 세미나에 다녀왔다. 우선 긴가민가하는 질문과 생각들이 많았는데, 역시 다 그런 시절을 거쳐온 학원 대표님이 시원하게 말씀해주셨다.
지리적 여건이 운영의 70%를 결정한다. 유명한 작가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이더라도 산골에서 운영하면 50명이라 가정한다면 도심에서 운영하면 500명일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내가 거쳐갔던 원장님들 모두 학원을 한번 이상은 옮기셨다. (두 번 옮기신 분도 계셨다)
차량도 안되니 학부모님들께서 픽업을 오셔서 그런지 걸어오시는 분들은 뭔가 몸 선이 예뻐지신다. 6개월 이상 꾸준히 비바람을 뚫고 다닌 7세는 20분 거리도 짜증 한번 안 내고 그냥 걸어 다닌다고. 초등학교 3, 4학년은 덕분에 혼자 버스 타는 법을 배운다. 뭔가 짠하고 감사하다.
초기 투자비용을 만회하려면 4년은 있어야 한다. 옮기면 그게 또 빚이다. 그래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키기로 했다. 대표님께서도 브랜드 이미지에 관한 책도 몇 권 추천해 주셨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나는 항상 내부관리와 내부 원생이 먼저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단, 내 성격이 시간이 걸려도 튼튼한 것을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아파트 전단지, 현수막, SNS만 운영하고 계속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프로그램을 강화시키는 데에만 몰두했더니, 어느새, 학원의 성격이 점점 윤곽이 드러난다. 처음부터, 브랜딩 이미지를 단단하게 잡으려고 아둥바둥하진 않았다. 이 ‘감’은 창작자라면 알 것이다. 초안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있나.
오픈한 지 곧 8개월째다. 아이들이 많이 늘었다. 신한생명 운세가.. 맞았다. 학원이 오픈된 건 알았지만, 조금 지켜보다가 등록하신 분도 계시고, 기존 친구의 카카오톡 프사를 통해 오시기도 하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등록하시기도 한다. 무엇보다, 내가 긴장을 풀고 학원을 어필하려기보단 어머님의 궁금한 점을 풀어드려야겠다는 마음가짐 이후로 연쇄적으로 등록이 이어진 것 같다.
운영자 세미나에서 운영 중의 에로사항, 에피소드를 말하며 서로 짠해지고 서로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언제나 예측하지 못한 일들은 계속 일어나는 것 같다. 30년 이상 사업해오던 부모님이 회사를 팔고 그제야 편하게 발 뻗고 주무신다. 10년 넘게 뷰티사업을 해오고 있는 지인도 맘 한켠이 언제나 불편하다고, JYP 박진영 사장 아저씨도 새벽에 울리는 (사건을 암시하는) 첫 전화벨이 그렇게 무섭다고, 결국,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운영자로서의 ‘감’이 생겨가고 있다. 이 감은 운영에 뛰어들어야만 알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무슨 직업을 하든 간에 쌓여오는 ‘노하우’랄까. 재밌는 건, 이 노하우는 내가 일전에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다. 내 인생에 지금 신선한 변화를 주고 있다. 운영의 부담감도 있지만 분명, 멋진 일도 발생 중이다.
궁금한 일이 생기면 선배 원장들이 모이는 카페나 단톡 방에 고심 끝에 올리고, 항상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지금은 방학기간, 학원에 비치해둘 조각상, 액자, 아이들 선물부터 사고 있다. 프로그램 아이디어도 틈틈이 메모하며. 내 그림도 그리고. 밤 수영을 하러 이제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