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 오픈한 지 11개월.

브랜드 이미지 강화, 여름 전시회.

by 정원

8월은 정말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바빴다. 휴가가 끝나자마자 8월 말에 있는 여름 전시회 작업 설치를 진행하였다.


9월 프로그램 준비, 재료 확보, 계획안, 다과 준비 등 할 것이 산더미 같이 쌓였다.


중간에 학원 화장실이 고장 나서 영업 전까지 관리자 분과 소통하고 수리하고 미술치료 1급 자격증 수업과 병행하며 9월 초 언저리에 시험을 치르고 셀프 저널 보고서를 제출했다.



바쁘다. 바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인데, 좋은 학원.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다 보니 항상 학원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되고 싶어 하고 하고자 하는 것에 관심을 계속 기울인다면 눈앞에 어느 순간,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실수를 보완한 결과물은 운영의 노하우가 되어 내 안에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운영 또한 무형에서 계속 유형의 무언가로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창작활동과 같다는 것을 느낀다. 실제로, 순수미술학부를 졸업한 동기들은 창작자의 길 외에도 사업을 하는 동기들이 적지 않다.


전시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동선을 체크하고 아이들 그림이 어떻게 하면 잘 보일지 생각을 해왔었다. 떼었다. 붙였다. 떨어졌다. 붙였다. 가족들이 각자 역량을 발휘하여 짐을 많이 덜어주기도 했다.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답고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만 몰두하며 준비한 전시였다.


밤 열두 시까지 강사 선생님과 용머리 만드는 미술학원을 SNS에서 본 적이 있는데 저거 정말 너무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순간들이었다.


나도 너무한 운영자였다.


주말도 없던 첫여름 전시가 끝났다. 덕분에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개인 미술학 원로서 단단한 정체성을 부모님께 보여드렸던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얼마나 반신반의하셨을까. 작은 체구의 여자가 학원을 혼자 운영하고 있으니.


운영한 지 8개월이 지나면서 프로그램 성격도 조금씩 단단해지고 학원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도 보였다.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재무상담이다. 사업자 현황 보고서를 제출하는 겨울이 온다. 꽤 걱정하고 있었는데 동네 세무사에서 자연스레 전화가 왔다.

주 6일 정도 일하고 하루를 쉰다. 기계적으로 하루를 완벽하게 쉰다기보다, 어림잡아 내 휴일은 일주일 중 하루다. 지금도 그 하루를 브런치 쓰기로 보내고 있다.


학원 상담전화가 계속해서 울린다. 내년이 넘어가면 강사분을 고용하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하지만 최대한 혼자 해볼 심산이다. 설날을 통해 운영시스템을 갖춰놔야겠다.


계속되는 책임감, 실수 보완, 계획 설정 등 이 많은 짐들은 즐길 수가 없지만 동시에, 아이들의 성장과 부모님께서 여쭤오시는 아이의 진로에 대한 대화는 일에 보람을 느끼게 한다. 잠깐 쉬며 즐기는 하루 커피 두 잔이 날 버티게 해 준다.


누가 그런 말을 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거친 물살을 헤쳐가기 위해 돌 짐을 이고 무게에 의지하여 다리를 건넌다고 이 거친 삶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 돌 짐이 필요하다고.


학원이 조금은 안정되니 이런 생각도 해본다. 빡세다. 운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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