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다면 이 행복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거야
취미와 욕망을 통해서 행복을 얻으려면, 그 취미와 욕망은 건강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회적 명예를 해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버틀란트 러셀 '행복의 정복' 中
사람들은 취미를 가지거나 욕망을 실현하는 행위를 통해 행복을 얻고 이를 증명하려 한다. 욕망은 우선 논외로 하고, 우리 사회에서 취미라는 명사 앞에 항상 '건전한'이란 수식어가 붙는 걸 왜일까. 따지고 보니 이 취미라는 건 자칫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사회적 명예를 해치기는 하는 모양이다. 등산, 낚시, 골프에 중독되어 매 주말마다 가정을 등한시하는 남편의 이야기부터, 자식과 남편을 나몰라라 하는데 신기하게도 종교 집단에서는 모범생에 멘토까지 자처하는 부인들의 이야기는 흔한 레퍼토리다.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그 밖의 인생에서의 중요한 다른 모든 것들이 차순위로 밀려난 삶을 행복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살고 있는 당사자도 자신이 행복하다는 확신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어쩌면 사람들은 행복과 쾌락을 혼동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행복과 쾌락의 차이는 꽤 분명하다. 버틀런트 러셀이 말했듯이 행복은 건강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 사회적 명예를 해치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가져야 한다. 지금 느끼는 즐거움, 만족감 내지는 가슴속이 꽉 찬 느낌이 앞으로도 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지속가능성'이다. 아주 잠시 머물렀다 가는 즐거움은 내가 추구하는 행복과는 살짝 결이 다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취미와 욕망 추구 행위를 하나 씩 끊어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과정은 꽤 순조롭다. 그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