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강연과 '나는 읽는다'
이렇게 시작한 일이 그 시작이었다.
서가회원이 금방 30명 될 줄 알았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무슨 자신감이 그렇게 있었을까
사람이 와야 되는 일은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 날 어떤 그룹에서 많은 분들이 왔는데
모두 스타벅스에서 모여 커피 마시고 왔다.
처음부터 뭔가 꼬였던 영업 시작일.
사람들은 의외로 타인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날의 기억을 강남순 교수님의 글로 대신한다.
<데리다와 예수의 만남: 사랑의 철학>
==2023년 12월 2일 (토), 오후 2~5시, 한평책빵 ==
◆ 강연 주제: "데리다와 예수의 만남, 사랑의 철학"
◆ 일시: 2023년 12월 2일 (토), 2-5pm
◆ 장소: <한평책빵> (3호선 삼송역 3번 출구, 구글폼 참조)
1. 이번 한국 일정에는 동네 책방에서 하는 만남이 3 곳 있다. 대전의 <넉점반 책방> (11월 24일, 금), 제주의 <. . . 아무튼 책방> (11월 27일, 월), 그리고 경기도의 <한평책빵> (12월 2일,토)이다. ‘한평 책빵”에서 “빵’을 쓴 것은 틀린 철자가 아니다. <한평 책빵>은 서울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2018년 8월~2023년 1월 6일까지 “사회적 우정터이자 문화 플랫폼”으로 있었다고 한다. 이제 장소를 경기도 고양시로 옮겨서 새롭게 문을 열게 된다. 12월 2일은 바로 이 <한평책빵>의 새로운 탄생을 공식화하는 날이다. 열정을 가지고 <한평 책빵>을 운영하시는 분은 김수나 ( Soona Kim) 선생님이다. 이렇게 동네서점의 새로운 오프닝을 축하하는 강연 모임을 하게 되어서, 나로서도 의미가 깊은 ‘데이트’다. 이번 나의 2023 한국일정에서 마지막 공개강연이다.
2. 예수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인가. 물론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핵심 메시지를 한 개념으로 수렴할 수 있다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수를 중심에 놓고 구성된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사랑’이라는 개념은 사용하는 사람마다 참으로 다르다. 그래서 더욱 ‘사랑’의 의미와 그 적용의 함의를 복합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 교회에서는 신 사랑, 예수 사랑, 이웃 사랑, 교회 사랑 등의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언제나 호명된다. 그러나 정작 그렇게 호명되는 ‘사랑’의 정체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않는다. 종종 이러한 사랑의 강조는 매우 추상적으로, 또는 제도적 권력의 확장을 위해서 사용되고 왜곡되곤 한다.
3. <데리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필름에 보면 사랑에 대하여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랑에 대하여 말해 주겠어요?”라는 질문을 받자, 데리다는 인터뷰어를 잠시 바라보다가, ”적어도 질문을 해 주세요“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사랑-일반 (love in general)’에 대하여 아무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인터뷰어가 계속 그래도 말해달라고 하자, 데리다는 ’무엇 (the what)‘과 ’누구(the who)’의 차이에 대하여 말할 수 있을 뿐이라고 답한다. 사랑이 한 사람이라는 존재 전체를 의미하는 ‘누구’에 대한 사랑인가, 아니면 그가 지닌 ‘무엇’에 대한 사랑인가. 이 말은 사랑에 대한 이해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사랑을 포함해서 모든 것이 ‘교환 경제’의 틀에서 구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4. 예수의 행적과 가르침은 플라톤의 아카데미 안에서 토론하고 논쟁하던 전통적인 철학자들의 행적과 매우 다르다. 예수의 가르침은 언제나 매우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 학자나 종교 지도자들과 같은 사람들과의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그 가르침과 실천이 나온다. 굳이 분류해 보자면, '밑으로부터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곧 출간될 『철학자 예수』 에서 예수를 “거리의 철학자”라고 명명한 이유다. 예수는 이 땅에 굳건히 발을 내딛고서, 구체적인 일상세계에서 ‘어떻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인가’를 자신의 실천속에 체현된 (embodied) 가르침을 전한다. 예수의 사랑의 철학의 핵심은 바로 '나-이웃-원수-신에 대한 사랑'은 분리 불가하며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그 누구든, 신을 알지 못한다"는 심오한 세계다.
5. 이렇게 “데리다와 예수의 사랑의 철학”이 어떻게 나/우리의 삶과 연결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성찰을 하는 것으로 <한평책빵>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자 한다. <한평책빵>의 정신을 지지하시는 분들, 2024년 봄 출간 예정인 『철학자 예수』 (행성비)의 “사랑의 철학”에서 어떤 내용이 다루어지는가가 궁금하신 분들, 또한 우리의 삶에서의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새로운 조명을 하고자 하는 호기심· 열정이 있으신 분들과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