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윈디 Nov 10. 2024

정주민에서 유목민으로

채비를 하다

한 주간 부드럽게 흘러가 버린 듯하나

달력을 보면 변화가 눈에 띈다.

정지된 공간 안에서 바지런 떨었던 것도

나의 기질이었을 것이다.

아무도 안 와도 뭐라도 하려고 했던 시간들

생기를 불어넣으면 살아날 거라 최선을 다했다.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지만

항상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은 열린다.


월요일.

몇 년 만인가.

영화관을 가서 영화를 본 일.

화요일.

이삿짐이 그나마 좀 정리가 되었고

느긋하게 독서모임에 갔고.

수요일.

평화방송 건물 오랜만에 갔고

무엇보다 방송을 들으며 얻었던

뿌듯한 기쁨.

처음 들은 이야기도 아닌데

짜릿했던 즐거움은

표정을 보아서이다.

진짜로 감탄하고

진짜로 웃고

진짜로 듣고 말하는

두 사람.

'진짜'는 내 심장을 울린다.

목요일.

이삿짐 조금 더 정리가 되었고

금요일.

이삿짐 거의 정리가 되었고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는 책방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선물 받았다.

토요일.

민후랑 송이가 쉰다고 연락 왔다.

민후의 친구 생일파티.

집에서 더 느긋하게 있다가 참가한 문학의 집.

바이올린 연주가 가을 속에서 깊었다.

사회자를 보러 간 자리에 맞게 모습을 보고 있다 보니

함께 진행을 하고 싶었다.

걸맞은 소재가 나올 거라 짐작된다.

12월 9일 그 첫 시작을 준비하려고 자리에 앉아

메인 공간이 없다는 홀가분함과

쌓인 부채의 무거움과

좋아하는 일로 수입을 만들어 내는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며...

삐비가 떠난 1주기의 의미는

유목민으로의 전환이다.

난 메일 이유가 없다는 사실.





이전 05화 뒷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