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놓았지만 평생 할 것처럼 계속 행사를 만들어냈고 한치의 미련도 갖지 않겠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행사는 주로 목, 금, 토, 일요일에 있곤 했기에 월, 화, 수는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일자리를 알아봤다.
책방에서 글쓰기 모임에 나오는 한 손님이 삼송역 근처 식당에서 설거지 알바를 6개월째 하고 있다는 것, 조금 익숙해지니 다른 한 곳을 더 찾아 그곳에서는 홀서빙 알바도 시작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설거지 알바에 대한 시각이 생겼다. 당근을 통해 설거지 알바를 지원했다.
주 6일 근무자를 뽑는다고 했지만 사전에 월, 화, 수 만 할 수 있다고 미리 말을 하고 면접을 보러 갔는데 '친절한 말투'로 내게 일을 못하게 생겼다고 건넸다.
나는 기분이 나쁜지 괜찮은지 헷갈린 채 "저 음식은 못해도 청소 설거지 잘해요"라고 말했다.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기다렸지만 결국 거절을 받았다.
포기할 수 없었다. 간혹 밥을 먹었던 책방 건너편 식당에 직접 찾아가서 알바 필요할 때 저 좀 써달라고 말했더니 나를 기억했고, 연락을 준다고 했지만 역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결국 아무런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한 채 공간은 종료했다.
12월 최근 3회 있었던 책방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알아보았다. 여름에 면접을 보았던 곳에 다시 연락했다. 이제 평일은 모두 일할 수 있다고 했지만 자리가 없다고 답을 받았다. 당근을 통해 알바 지원을 16곳에 했지만 아무도 연락이 오는 곳이 없자 쿠팡이 떠올랐다. 쿠팡헬퍼리더라는 직분에 지원했다. 한마디로 물류센터에서 온갖 일을 다 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쿠팡이 생각난 건 행운이다.
건강검진과 화상면접 일정 후 바로 알바를 시작할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아르바이트한다고 일정을 비웠지만 면접 끝난 후 2주 이내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요즘 그 사이 피정하듯 지내고 있으며 이번 주 토요일 12월 28일은 삼송피아노방에서의 마지막 행사로 오전,오후 2가지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그날 광화문에서 검진과 화상면접 사이 빈 시간에 교보문고를 들려 사온 책, 특히 한병철의 『생각의 음조 』는 그 어떤 현실도 나를 아름다움의 세계에서 추방시키지 못한다고 격려했다.
그날 세 번 반복해서 읽고 소리 내어 읽고, 책 속 큐알코드 접속해 알아듣지 못하는 독일어 강독을 1시간 30분 동안 꼼짝도 안 하면서 들었던, 오전 검진과 저녁 면접 사이 그 '시간의 향기'는 내게 <작약과 장미>의 풍경으로 그려졌다.
2025년 음악과 함께 하는 북콘서트 장소는 피아니스트 이귀란의 옥수역 스튜디오에서 할 생각이다. 이런 꿈을 더욱 강화시켜준 한병철의 『생각의 음조 』
이 책은 책방을 하며 이어온 그동안의 최대환 신부님의 북콘서트, 지난가을 피아니스트 이귀란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했던 『계절과 음표 』 책 낭독회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이제 2025년 <한평의 봄>과 <한평의 여름> 북콘서트를 또 꿈꾸게 한다.
뭐든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평일은 생업, 주말은 책방콘서트를 이어가려고 한다.
제발 쿠팡에 합격되길 바라며, 내 인생의 생계와 삶이 순조롭게 항해하기를.
이 책은 펼치면 바로 재생되는 아름다운 영상이다.
단, 로자 룩셈부르크가 쓴 <물소 서신>이야기는 너무 슬프다. 슬픈 일을 잊지 못하고 떠올리면 꼭 그 물소의 눈망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