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던 한 해 프로그램 <야옹시의 비밀글방>
리무의 <야옹시의 비밀글방> 한 해 일정이 모두 끝났다.
그날 토요일 오전 9시 40. 난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전화가 올 거라는 예상을 했고 어김없이 전화가 오고 비번을 물어본다. 3월부터 시작한 비밀글방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전 10시 정각이면 시작했다. 일찍 와서 준비하고 딱 부러지게 진행하던 리무의 모습은 당분간 볼 수 없다. 유일하게 일 년 꾸준히 진행해서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단 한 명의 서가회원.
마지막이라고 와인과 치즈 과일을 준비해 왔다. 함께 나누는 마음이 이뻐 음료를 선물로 준다고 해도 마다하고 책을 산다. 마음 쓰느라 친구도 선물한다고 박노해 올리브 나무 아래 3권을 산다.
점심을 같이 먹었고 책방 홍보물을 붙여줬던 홍콩반점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서로 나눠 먹었다.
어린 시절 많이 주고받았던 카드, 이제는 쓰지도 않고 잘 받지도 못하지만
올해는 두 사람에게 받았다. 20대 레지오활동 함께 했던 은희언니. 혁신파크에서 알게 되어 서가회원을 잘 끝낸 리무.
리무에게서는 삼 년 연속 자필카드를 받았다.
삼 세 번을 채웠으니 평생 받은 거랑 같다고 답장 못 한 미안함을 이상하게 돌렸다.
나에게 쓴 카드에 "50대 친구를 둬서 기쁜 30대 청년"이라고 썼으니
30대 친구를 둬서 고마운 50대 장년이라고 답장을 써야겠다.
앞으로 더 좋은 기회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기는 행복한 우정이다.
<슬기로운 노년생활>로 좋은 강의의 추억을 남겨준 김수동 이사장님. 2016년 알게 된 시점부터 아직도 한평책빵의 추억을 프로필 사진으로 쓰는 김경애샘과 그곳이 어디라도 함께 해주겠다고 격려해 주는 홍수인님께 특히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삶의 아픈 경험을 준 분들에게도 감사를 잊지 말아야겠지만 이 분들의 꾸준한 발걸음은 끝까지 버티는 큰 힘이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슬기로운 노년생활>명강의 추억을 남겨준 김수동 이사장님의 페이스북 포스팅 알림이 뜬다. 그날 사가신 책이다. 포스팅 내용을 복사해서 기념으로 남긴다.
"우리는 좀 더 강인해져야 한다. 고귀한 인간정신으로, 진정한 나 자신으로, 저 광야의 올리브나무처럼 푸르르고 강해져야 한다. 세상이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것처럼 인간은 결코 간단한 존재가 아니다. 아무리 시대가 그래도,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더 많이 좋은 사람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선 자리에서 힘겹게 양심과 원칙을 지켜가는 사람들.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 나가는 사람들. 누가 보아주지 않아도 좋은 삶을 살아가며 선한 메아리를 울려오는 사람들. 나에게 빛이 되고 힘이 되고 길이 되는 사람 하나 올리브나무처럼 몸을 기울여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박노해 <올리브 나무아래> 서문에서)
리무의 <야옹시의 비밀글방> 12월 마지막 프로그램에 나도 참여하는 것으로 종료 의식을 가졌고, 오후에는 <삼송 안녕 송년음악회>로 마무리했다. 그날은 2024년 12월 28일.
이것으로 내 인생의 2024년 삼송 시절을 떠나보낸다.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