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측정하려는 사람들
한국에서 교육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쟁과 서열화로 점철된 사회에서 자랐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반에서 몇 등인지, 몇 등급에 해당하는지 주변의 친구들 중에서 누가 나보다 공부를 잘하고 누가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지 늘 확인하면서 자랐다.
나보다 성적이 월등히 좋은 친구를 각고의 노력 끝에 내가 넘어 서면 삶의 큰 기쁨이었다. 반대로 나보다 성적이 떨어지던 친구가 성적이 올라 나를 제치고 나보다 높은 등수로 올라가면 그것만큼 짜증나고 우울한 일은 없었다. 나와 친한 건 친한 거고 나보다 못한 네가 나를 넘어서는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서로를 서열화하고 서로 경쟁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경쟁에서 이기면 행복하고 지면 불행하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도 우리의 경쟁은 SNS 인스타에서 계속된다.
#좋은 차, #명품, #내가 갔다 온 여행지, #오마카세 식당,
#골프(새로 시작한 나의 요즘 취미, 나 돈 많아!), #나의 행복한 결혼,
#최근 만나는 사람, #멋있지? 예쁘지?
최근 사귀기 시작한 이성의 외모가 거리에서 같이 다닐 때 사람들이 쳐다볼 만큼 훌륭하다면 그것만큼 자랑스럽고 행복한 일은 없다. 당연히 나의 SNS에 커플 사진, 그 사람의 사진을 올린다. 나 이런 사람 만나. 나 잘나가 나 행복해. 나를 이렇게 자랑스럽 게 만드는 그 사람이 너무나 사랑스럽다(정확히는 그 사람이 사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 남들보다 내가 우월하다는 느낌을 받는 기분 좋은 내 감정을 사랑하는 것 아닐까?)
행복도 경쟁하는 사람들
자신의 가장 빛나 보일 수 있는 순간을 편집해서 SNS에 올려 행복을 경쟁하는 것이다. 나 이렇게 살아, 나 행복해, 부럽지? 뭐 이런 마음이다. 그러면 우리는 좋아요를 눌러주고 좋은 사람인 척 축하해 주고 부럽다는 댓글도 남긴다. 사실 속마음은 쓰리다(나만 쓰린가?).
SNS에서 타인의 행복한 삶을 보며 나의 처지와 비교하면 나는 한심하기 그지없다. 남들은 행복하게 잘 사는데 나는 집구석에서 남 인스타나 보고 있고. 남들은 유럽 여행도 다니고, 예쁜 옷 입고 좋은 데서 훈남 훈녀와 오마카세 먹고 다니는데 나는 다 떨어진 츄리닝 바지 입고 혼자서 라면 끓여 먹고 있고 ㅜㅜ.
남들보다 내가 더 잘났으면 좋겠는데 SNS로 사람들의 좋은 면 만 보게 되면서 내가 뒤처지는 느낌이 들고
괜히 우울해진다.
나도 질 수 없어 자신의 일상을 화려하게 포장해 SNS에 전시하지만, 이건 진짜의 내가 아니란 사실을 내 자신이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진짜의 타인 VS 포장된 가짜의 나를 비교하면서 더 큰 불안과 좌절, 열등감에 젖어 들게 된다.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측정하려는 사람들
우리가 이렇게 남들과의 경쟁하고 남들과 나를 비교하는 이유는 타인과 비교를 통해 현재의 나를 측정하려 하기 때문이다. 내 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닌지 남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나를 판단하고 측정한다. 남들보다 내가 나아 보이면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내가 잘 살고 있음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남들보다 내가 못해 보이면 우울하고 불행하다. 내가 남들보다 뒤처지고 있으니 불안해진다. 하루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다. 이렇게 나를 측정 하는 절대적 기준이 남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렇게 남들에게 관심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에 대해서 잘 안다. 남들은 뭘 좋아하고 어떤 때 행복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여기서 질문을 한번 해보겠다. 남들은 그렇게 잘 아는데 그럼 자기 자신을 얼마만큼 잘 알고 있는지. 나는 언제 행복한지 잘 알고 있는가? 남들하고 비교해서 내가 나아 보일 때 기분 좋은 거 말고. 남들이 기대하는 것을 내가 충족시켜 주었을 때 느끼는 뿌듯함 말고(남이 중심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이 당연하니까).
남들하고는 전혀 상관없이 비교할 필요도 없고 자랑할 필요도 없이 오롯이 내가 진짜 행복한 순간, 행복한 것들 진짜 원하는 것 들 말이다. 잘 알고 있다면 내 진짜 행복에 좀 더 집중하고 모르고 있다면 오늘부터 찾아보자. 우리가 남을 잘 알지만 나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오늘부터 남들한테 관심 좀 끄고 넘나 사랑스러운 나한테, 내 욕구에 관심을 가져보자. 나는 어떤 욕구가 있고 뭘 하고 싶고 언제 행복한지.
그리고 인스타에 “나 행복해 나 좀 봐줘.”하고 SNS에 사진 올리는 당신 친구들 말이다.
특히 자주 올리는 애들. 걔네 그거 진짜 아니다. 다 편집하고 뽀샵한 거다. 당신처럼.
사람 사는 거 크게 다르지 않고 다 비슷하다. 그러니까 남들이 어떻게 살건, 1도 신경 쓸 필요 없다.
남들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내 삶을 살자. 누구도 신경 쓰지 말고.
나한테 관심을 갖고 나를 사랑하며 내 행복을 찾기도 부족한 내 삶의 시간이다.
인생, 생각보다 짧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