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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오 Sep 05. 2024

사랑, 그놈…  인문학으로 풀어본 당신의 연애 고민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뜬금없는 연애학개론

어제저녁에 라디오에서 이런 사연이 들었다. 사연은 이렇다. 자기가 20년 된 여사친이 있다는 거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고  집안끼리도 잘 알고 매일 붙어 지내는 둘도 없이 친한 사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전화기도 스스럼없이 보고 심지어 전화를 대신 받아주기도 한단다. 너무 붙어 지내니까 친구들이 같이 사냐고 매번  물어본단다. 그도 그럴 것이 여사친이 앞집 산단다. 근데 고민이  생겼단다. 갑자기 어떤 계기로 심쿵 하면서 20년 된 여사친이 갑자기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그래서 고백을 하고 싶은데 만약에 여사친이 거절을 하면 그동 안의 친구관계도 서먹해질까 두려워 고백이 망설여진다는 것이 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조언을 해 줄 것인가? 사연을 읽고 라디오 DJ들은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지만 난 헛웃음이 나왔다. 고민할 게 뭐가 있는가? 


하긴 청춘은 항상 연애 문제가 고민이다. 그래서 이번 연재 글에 는 연애 문제로 고민 많은 청춘들을 위해 인문학적 관점으로 연애 와 사랑에 대해 통찰해 보고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해 보았다. 연애에 정답은 없다. 단지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그 사람이 좋은데  고백할까 말까 망설여져요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그 사람이 좋 으면 당연히 고백해야지 뭘 망설이나? 거절당할까 봐? 쪽팔릴까  봐? 상처받을까 봐? 


 하나 질문을 해보겠다. 당신은 왜 사는가? 행복하려고 사는 거 아닌가? 그럼 언제 행복한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할 때 너무 행복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을 얻으려는 데 당신은 그 정도 비용도 치르지 않고 그냥 얻으려고 하나? “그  사람이 좋은데 고백할까 말까 망설여져요.” 이런 쓸데없는 고민은  앞에서 언급한 스피노자의 철학을 불러오면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다. 


스피노자가 행복에 대해 쓴 그의 저서 《에티카》 마지막 문장을  다시 떠올려 보자. 뭐였는지 기억났는가?? “모든 고귀한 것은 힘 들 뿐만 아니라 드물다.” 


기쁨의 윤리학을 통해 행복한 삶을 강조했던 스피노자도 행복은  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행복을 얻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 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의 핵심 철학이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고백할까 고민하는 당신은 스피노자의 철학 으로 본다면 정말 바보 같은 사람이다. 


그 사람과 만약 서로 사랑하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정말 너무나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거절이 두려워 고백을 못 하는 당신은 상처는 안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사람과의 가슴 떨리는 사랑 은 영원히 할 수 없게 된다. 당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차버린 것이고 당신은 죽을 때까지 “그때 고백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만 하게 될 것이다.


 사랑과 행복은 이런 것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더 큰 상처를  받더라도 끊임없이 사랑을 시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사랑 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행복은 어려움과 상 처가 있더라도 끊임없이 추구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잊지 말자. 사랑과 행복에는 비용이 따른다는 거. 그 비용을 회피하면 얻을 수 없다는 거.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져도 내 행복의 가치보다는 저렴하 다는 거. 



오래 만나서 권태기에 빠진 거 같아요 


권태기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인간의 한계와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순간의 열정은 어차피 쉽게 식을 수밖에  없다는 차가운 현실 말이다. 아무리 첫눈에 반한 사이라도 열정은 쉽게 식는다. 만남이 반복되면서 새로울 것 없는 익숙한 사이가 되면 지루해지는 건 당연한 거다. 상대방과의 만남을 지루하게 느낀다고 죄책감 느낄 필요 없다. 인간이면 당연한 거다. 


당신이 권태기에 빠졌다면 죄책감을 느끼면서 고민하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서 먼저 벗어나라. 그리고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라.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지 만 확신이 없어서 그냥 지금 만나고 있는 이성을 못 놓고 있는 건 지, 상대방이 그냥 싫증 나서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 건지, 다른 이성을 만날 때 초반에 느끼는 그 설렘이 그리운 건지, 짜릿함 에 대한 갈망인지, 다른 이성의 호감을 통해 나의 매력을 확인하 고 “나는 아직 생물학적으로 괜찮다.”라는 자기 확신이 필요한지.  그리고 내가 가진 기존의 관계와 새로 갖게 될 미지의 관계와 비교를 해보는 거다.


 둘 다 장단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새 운동화를 신으면 뭔가 산뜻하고 기분 이 좋지만 발이 꽉 끼어서 불편하다. 헌 운동화는 낡고 지저분하 고 산뜻함도 없지만 발이 편하다.  산뜻함 대신에 편안함이 있는 거다. 새 운동화의 산뜻함과 헌  운동화의 편안함, 동시에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인생도 연 애도 마찬가지이다. 


산뜻함이 더 좋다면 하루빨리 상대방과 결별하라.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최대한 빨리 찾아라. 편안함이 더 좋다면 권태기니 뭐니 하며 고민하지 말고 오늘부터 더 잘해줘라. 그 사람은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그 사람과의 이별이 두려워서  못 헤어지겠어요 


단도직입적으로 정리해 주겠다. 이별하고 싶은데 상처 때문에  못하고 있다면 당장 이별해라. 이별을 두려워하지 마라. 왜냐하 면 당신은 이별을 생각보다 잘 견딜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당신뿐만이 아니라 인간이 그런 존재이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 마음속에는 부정적인 사건에 직면 했을 때 작동하게 되는 마음속의 면역체계가 있다. 이게 뭔가 하 면 우리 몸에 질병이 들어왔을 때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작동하는 면역체계가 존재하듯이 마음에도 심리적 면역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별을 하면 어떤 심리상태가 될까? 슬프고 원망스럽고  비참하기만 할까? 아니다. 일단 이별을 하게 되면 우리 마음의 면 역체계가 눈부신 활동을 시작한다. 떠난 사람에 대한 비난에서부터, 그 사람은 처음부터 인연이 아 니었다는 자기 위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라는 등 의 자의적인 해석까지 하기 시작한다.


 어떤 때는 현실론자가 되고 어떤 때는 철학자가 되기도 한다. 아무튼 갑자기 엄청 스마트해진다. 그리고 활동적으로 변한다.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하기도 하고, 머리 모양을 과감하게 바꾸기도 한다. 이별이라는 부정적인 상황을 맞으면 우리 심리 면역체계는 이렇게 바쁘다. 그리고 이런 탁월한 면역 활동으로 인해 우리는 이별 이라는 역경으로부터 예상외로 빨리 벗어나게 된다.


 당신이 이별을 두려워하는 것은 이러한 면역체계의 존재와 그 활동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연인과 헤어지면 자신이 오랫동안 괴로워할 것 이라고 과대 예측한 결과이다. 이별해도 당신은 잘 견딜 수 있으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이별하시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야기하자면 당신과 헤어진 그 사람 말이다. 당신과의 이별에 가슴 아파할 거라는 걱정… 하지 마라. 


미안한데 그 인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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