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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arin Apr 16. 2020

치앙마이에서 오토바이 빌리기

전날 자전거를 쉽게 빌려서 인지 오토바이를 빌리는 것도 몇 분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남편의 오토바이 로망은 좀처럼 현실과 타협이 되질 않았다.

마음에 드는 오토바이는 가격이 비싸거나 둘이 탈 수 없었고, 가격이 착한 오토바이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눈에는 다 비슷비슷한 오토바이로 보였는데 말이다.)

우리가 무슨 호사를 누리겠다고 값비싼 오토바이를 탈까 싶으면서도, 이때 아니면 언제 또 타보겠나 싶은 두 마음이 계속 갈팡질팡했다.  


그렇게 날씨는 덥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어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정과 현실 사이의 적절한 타협을 하고 드디어 오토바이를 골랐다.

그런데 기름값을 별도로 내야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얘기하지 않았던 가격이라 당황스러웠다. 

결국 기름값을 따로 주지 않고 우리가 다시 full로 기름을 채워 넣는 걸로 기분 좋게 마무리되었다.

태국은 흥정을 하면 하는 만큼 이득을 볼 때가 있다는 것이 좋은 면도 있겠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달라는대로 주면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 때도 있는데, 큰 금액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상하게도 속은 기분이 들면서 기분이 상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 태국에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남편에게는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었지만, 오토바이에 대한 별다른 로망이 없는 내게는 따분한 시간이었다.


안전모를 하나씩 나누어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데, 자전거와는 달리 쉽고 편하게 갈 수 있어 금세 기분이 풀렸다.  서로의 만족을 채우는 일은 참 어렵고, 인내가 필요하기도 한 것 같다. 


일러스트 와린


+오토바이 빌릴 때 필요한 서류 : 국제 운전면허증, 면허증(오토바이 대여 시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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