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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군 Oct 15. 2020

유동성이 부동산 가격을 올린다?

쉬운 단어로 풀어보면 너무 당연한 겁니다.

요즘 부동산, 주식만큼 뜨거운 게 없다. 투자라고는 관심 없던 친구들도 연락이 오는 걸 보니 확실히 그런 거 같다. 뉴스를 틀면 특히 부동산 이야기가 많다. 특히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전세난민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니, 예능프로그램보다 재미있고 싸움구경만큼 흥미진진하다.


살면서 이런 뉴스를 보게 될 줄이야....


경제 뉴스를 보면 [시중 유동성 증가로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자산가치가 올랐다.] 이런 내용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온라인 게임에서 돈 복사 버그가 생기면, 모든 아이템(무기) 가격이 올라간다. 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어떤 무기를 사려고 열심히 사냥하고 돈을 모으고 있던 입장이라면 억장이 무너진다. 정상적인 사냥만 해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이 되어버린다. 반대로 이미 그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어떨까?


이미 다른 무기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때 남는 무기를 팔아서 돈을 벌고, 나중에 버그가 수정되면 그 돈으로 더 좋은 무기를 살 수도 있겠지만, 당장 주무기 하나만 있는 입장에서는 달라질 게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칼을 팔아서 큰돈이 들어온다고 해도 다시 비슷한 등급의 창이나 활을 사면 거기서 거기다.


돈 복사 = 유동성 증가

무기 = 집(부동산)


현실로 보자면 무주택자는 피 보고, 1 주택자는 유지, 2 주택 이상은 이익 정도로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유동성이 무엇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유동성은 시중에 도는 [돈의 양]이다. 어느 정도 될까?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지폐 및 동전의 합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음료수 하나를 사도 카드를 쓸 만큼 현금 없는 사회로 가고 있기 때문에 너무 작아 보인다. 있는 예금잔액 전부 끌어 붙이고 이런저런 채권까지 다 더하자니 단위가 너무 커지는 것 같다.


그래서 범위에 따라 순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참고만 하자.



본원통화 : 화폐발행액 + 한국은행 원화예치금


M1(협의통화) : 현금통화 +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 (동 금융상품의 예금취급기관 간 상호거래분)


M2(광의통화) : M1 + 기간물 정기예금,적금 및 부금 + 시장형금융상품(CD,RP,표지어음) + 실적 배당형금융상품(금전신탁,수익증권 등) + 금융채 + 기타(투신증권저축, 종금사 발행어음) - 동 금융상품 중 장기(만기 2년이상) 상품 - 동 금융상품의 예금취급기관 간 상호거래분


Lf(금융기관 유동성) : M2 + M2 중 만기2년이상 예적금 및 금융채 + 한국증권금융(주)의 예수금 + 생보사(우체국보험 포함)보험 계약준비금 + 농협 국민생명공제의 예수금 등 - 동 금융상품의 Lf 편제대상기관 간 상호거래분



세부항목을 외우는 건 의미 없고, 통화량이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별다른 말 없이 통화량이라고 하면 M2라고 보면 된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통화량은 종류와 상관없이 계속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돈이 많이 풀리고 있다. 줄어든 적이 없다. 서서히 돈 복사가 되고 있다고 보면, 당연히 아이템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래의 그래프는 M2와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를 비교한 것이다. 



*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KB주택가격동향


통화량 증가와 더불어 주택 가격 역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986년부터 2019년까지 연말을 기준으로 상관관계 0.987로 굉장히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상관관계 : 1에 가까울수록 비슷하게 움직이고, -1에 가까울수록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


정리해보자면, 통화량과 부동산의 가격은 비슷하게 움직인다. 온라인 게임의 비유처럼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타당해 보이고, 현실적으로 지난 34년의 통계를 봐도 그렇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통화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경제를 살리고자 한다면 재정 정책은 필수다. 반대로 주택 가격은 안정화되었으면 한다.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그래프의 최근 몇 년을 보자면 꽤나 성공적인 것 같다. 통화량의 증가보다 주택 가격의 증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시장의 가격을 억지로 내린다면 부작용이 크다. (https://brunch.co.kr/@samjung/4 여기에는 억지로 내린 가격이 시장 효용을 어떻게 감소시키는지 설명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중계를 봐도 룰을 알아야 재미있는 것처럼 유동성과 자산가치라는 규칙을 가지고 경제 뉴스를 보시면 보다 재미있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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