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코로나

양성? 음성?

by 봄날

“엄마, 같은 방 쓰는 친구가 오늘 확진받고 나갔어요.”

기숙학원에 들어가 있는 J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학원에서 아이들 외출도 허락하지 않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한 방에서 생활하는 단짝 친구가 확진을 받았다니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뭉게뭉게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다음 날, 병원에서 단체로 PCR 검사를 받았다며 소식을 전하는 J의 목소리가 어딘지 침울했다.

“엄마, 우리 방에는 나만 남았어요.”

“응? 다들 확진이야? 너는? 넌 아니고?”

“네. 나만 음성이에요.”

가슴을 쓸어내리는 나와 달리, 아이는 크게 실망한 듯했다.

“하하, 다행이네? 아니야?”

“그렇지만, 나랑 제일 늘 붙어 다니던 친구가 확진인데, 왜 나는 아닐까? 이상해요.”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한동안 더 조심하면서 지켜보자고 달래며 그날의 통화를 마무리했는데...


이틀이 지나고, 다시 학원 담당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J가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고 해서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했는데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양성이면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다 하여 남편은 퇴근 후 학원까지 데리러 가야 했다. 나는 나대로 아이가 격리할 수 있도록 안방의 필요한 짐을 작은 방으로 옮기고 정리하랴, 모처럼 집에 오는 J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준비하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다행히 밝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제대로 반기지도 못하고, 오랜만에 만난 회포도 풀지 못한 채 안방에 격리시켜야 했다.


다시 또 다음 날, J가 먹을 아침을 준비해 놓고 출근했는데 문자가 왔다.

“엄마, 병원 가서 신속 항원 검사받았는데, 음성이래요.”

“이건 또 무슨 소리니? 너 어제 검사는 양성이라며? 그럼 어제 결과가 잘못된 거야?”

“모르겠어요. 의사 선생님이 잠복 기간일 수도 있으니 이삼일 후에 다시 검사받아보라고 하셨어요.”


그날 저녁. 혼란스러운 이 상황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상상 코로나’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어쩌면, 정말, 그런 것일까? 학원 밖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마음이 커지다가, 코로나 확진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자라나, 그 마음이 실제 코로나와 같은 증상을 불러온 것일까? ‘상상 임신’처럼?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이 철없음을 마냥 탓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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