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반 파이팅! 와아, 잘한다! 괜찮아, 즐겨!
외침 소리들로 체육관이 가득 찼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첫 체육대회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못해 텅 빈 교실에서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았던, 아이들을 깨워 수업에 참여시키느라 전화기만 붙들고 지내던, 격주 등교로 뭔가 좀 해보려고 하면 다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온라인으로 열심히 설명하고 나면 다시 등교해서 하나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멀뚱히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며 한 숨 쉬던, 그 시간을 견디어 낸 우리들. 2년 넘게 고요하던 학교가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반 별로 제각각의 단체복을 입고 관람석을 가득 메운 아이들이 색색의 꽃처럼 어여쁘다. 다양한 여러 경기에 선수로 참여하느라, 각 반의 질서를 유지하고 각 경기의 진행을 보조하느라, 반 친구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구호를 외치느라, 또 특별한 날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들을 남기느라 모든 아이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활기가 넘친다. 덕분에 학교가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든다. 반갑고 고마우면서 뭉클하기까지 하다. 주책이다.
첫 번째 순서는 릴레이 제기차기다. 일렬로 늘어선 아이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제기를 차는 경기다. 내가 여러 개를 차지 못해도, 재빨리 다음 타자에게 제기를 넘기면 된다. 주어진 시간 안에 반 아이들의 총횟수를 세어 기록하는 경기라 개인의 부담이 크지 않아 좋다. 그다음으로는 한 명씩 차례로 풍선을 치면서 달려 반환점을 돌아오는 경기가 이어진다. 풍선은 공과는 달라서 세게 쳐서 멀리 날아가서는 곤란하다. 적당한 힘 조절이 중요하다. 야호! 우리 반이 순위권 안에 들었다.
젓가락으로 탁구공을 옮기는 경기도 치러졌다. 열명이 젓가락을 통해 옮겨온 공을 마지막 주자가 숟가락으로 받아 통에 던져서 골인시켜야 성공인데, 느닷없이 마지막 주자를 각 반 담임교사가 맡아달라는 방송이 나온다. 갑작스러운 호출에 달려 나가 경기에 참여하게 된 선생님들은 혹여 내 실수로 아이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까 봐 긴장한다. 와~ 와~ 선생님 파이팅! 소리에 손에 땀을 쥐고 경기의 일원이 되는 것은 또 얼마만인지.
줄넘기 단체전, 개인전, 축구 결승전, 남녀 계주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바쁘고 힘들면서도, 오랜만에 보는 학교의 들썩임이 좋아 하루 종일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왔다. '우리 반 이겨라'를 큰소리로 연호하던 아이들이, 지고 돌아온 친구들을 맞이할 때는 또 금세 '괜찮아, 잘했어, 고생했어.' 하며 격려하는 모습들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아이들은 이미 꽉 들어찬 열매와 같다. 이제 조금씩 더 깊은 향기와 짙은 색으로 익어갈 일만 남은 아이들, 오늘처럼만 뛰고 웃으며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