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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브로 Oct 27. 2024

애정표현

마음 표현해 줘서 고마워

"나는 엄마 좋아~"

리한이는 내게 자주 이야기해 준다.

아주 쑥스럽게.

아기 같은 목소리로


"엄마는 리한이 사랑하지~"



누군가에게 '사랑'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자주 쓰는 사람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애정표현뿐 아니라 감정표현이 어색한 나는 감정에 비해 표현이 크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장난도 잘 칠 줄 모르기도 하고 재밌게 장난을 받아치고 싶어도 그게 세상 가장 어렵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이런 마음 표현은 당연히 어렵다.

특히 ‘사랑해’는 태어나 몇 번 해봤을까 싶고 입 밖으로 말한 기억이 크게 없다.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찐사랑을 만났다.

아이에 대한 ‘사랑’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게 됐다.

요새는 같이 걸어가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허!! 리한아!!“ 리한이가 놀라 긴장하며 쳐다보면 ”사랑해! “ 그럼 리한이가 소리 지르며 장난치지 말라 하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이제는 갑자기 ”리한아“ 심각하게 부르면 대충 눈치채는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사랑’을 말로 표현하기도 하고 몸짓으로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조금의 움직임도 어색한 내가 역시 리한이에게는 무한표현했다.

손가락하트부터 손하트, 머리 위로 하트, 포옹, 발냄새 맡기 등등.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야 표현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리한이는 엄마에게 표현해주고 있구나

정말 고마워



심각하고 진지한 이미지의 내가 유일하게 무장해제 되게 만드는 우리 아이들.

엄마가 되고서야 나는 진짜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엄마를 변하게 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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