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 평일 휴무를 보내며
종종 평일 휴무일을 보낸다. 회사에 가지 않아도 되는 여유 속에서 묘한 쓸쓸함이 스며든다. 아내는 출근했고, 연락해서 만날 사람도 떠오르지 않는 나는, 어슬렁 밖으로 나와 발 닿는 곳에서 커피 한잔을 마신다. 그렇게 그냥 시간을 보낸다.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내가 알아야 하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숨지 않는 숨김 상태가 내게 안락함을 준다. 감추어짐 속에 편안한 무심함을 느낀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힘주고 피곤해하는 나로부터 벗어나, 시간의 흐름 속에 둥둥 떠서 지금을 관망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느낀다. 혼자는 외롭다. 무력하다.
한때는 고독이 누군가가 나를 괴롭히기 위해 만든 시련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에게 분노하기도 했고, 탈출하려고 애쓰기도 했다. 혼자인 것이 무슨 결점이라도 되는 양, 부끄럽고 숨겨야 할 것처럼 느꼈다.
그렇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바였다. 쉽게 인정하기란 어렵지만, 이 삶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선택이었다. 상처 받기 싫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저 귀찮은 것이었을 수도 있다. 나를 희생하고 싶지 않아서, 내어주는 것이 아깝게 여겨져서 일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연락하지 않고, 만나지 않고, 약속하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았다.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내가 얻은 것이 지금 이 순간이다. 카페 구석 자리에 홀로 앉아 카페라떼를 마시며, 이어폰으로 슬픈 인생을 노래하는 가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중년의 나.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나의 선택의 결과다.
삼십 대 중반의 인생에 접어든 지금, 외로움도 인생의 한 풍경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남들보다 그 그림자가 조금 더 짙을 뿐이라고,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여겨본다. 이 정도가 내게는 견딜만하다고 생각하면 조금 위로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스스로 원했던 것일지라도, 나는 행복할까. 카페 구석에서 맞이한 청승스런 시간을 좋아할지라도, 이 삶은 조금 여위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무력하고 초라한, 한 인간인 나를 직시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그럼에도 나와 함께 살아가 주기로 결정하고, 애써주는 몇 사람들의 존재가 있어서, 다행이다. 홀로 두지 않아두기로 결정한 그들로 인해, 그래도 나의 삶을 이어가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