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불행은 자주 타인의 무기가 된다.

not to do list # 나의 불행은 전시되고 안 좋게 퍼진다

by chul

나를 진심으로 아껴주는 가족과 멘토에게 공통적으로 들은 조언이 있다. 나 또한 최근까지 그 조언을 그냥 흘려들었고, 심각성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조금씩 진정된 상태로 일상이나 주변 사람을 돌아보게 되면서 그게 얼마나 뼈아프고 내게 필요한 조언이었는지를 알았다. 그리고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조언이라는 것도.


그게 뭐냐면

60초 후 공개됩니다.

꺼져

죄송합니다.


불행이나 나의 안 좋은 상황을 자주 남에게 이야기하지 말라.
사회가 커질수록

였다.


엥 너무 별거 아닌 거 아니에요?

훌쩍

하지만 진정하고 들어보십시오.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기본적인 것들을 잘 못 할 때가 많습니다.


내가 처음 이 조언을 들었을 때는 여러 경험이 적어서 실감하지 못했다. 우울증이 심했을 당시, 힘든 상황을 누구에게라도 털어놓아야 했고 더 어리고 성숙하지 못했던 20대 초반에는 전시하기도 했다. 내 일상이 힘든 것들 뿐이었으므로 그걸 말하는 게 당연했고 그걸로 남들이 나를 조금 더 신경 써주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래와 같은 두 가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짤1.jpg 슈팅 스타 드래곤을 찾아낸 나!

첫 번째, 사람들이 많은 사회나 집단으로 갈수록 자신의 상황과 힘든 점을 말하지 말 것.

두 번째, 한두 명의 친구 제외하고는 힘든 일이나 자격지심 말하지 말 것.


그 이유는 사회가 클수록 이야기는 퍼지고 그것이 나를 단정 짓는 하나의 모습이나 특징이 되기 때문이다. 불행으로 사람들이 나를 특정시키거나 나를 기억하게 된다.


내가 그 불행 외 다른 일들과 경험으로 이뤄진 사람이라는 사실은 간과된다. 뭐,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내 옆자리 선배이자 사수는 늘 갤럭시 버즈나 갤럭시 워치 등등을 사용하고 그 트렌드에 빠싹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폰을 쓰고 있었다. 엥 차장님 갤럭시 안 써요? 뭔 소리야 나 애플워치도 최근에 샀는데;;

그냥 별 거 아닌 사용하는 기기로도 이런 대화가 오가는데, 힘든 과거나 힘들게 사는 현 상황이라면 얼마나 특정 짓기가 좋은지.

자유분방한 나의 인성

그리고 딱히 좋은 반응이 오지 않는다. 그냥 우월감에 젖은 사람들이 애매한 위로를 하면서 자기는 아직 괜찮다고 안심시키는데 일조할 때도 있다. 아니면 돼도 안 되는 동정을 받으면서 귀찮아질 수도 있다. 쓸데없는 해결책을 위해 선을 넘는 조언을 하는 사람도 나온다. 내 기분만 더러워지거나 마음이 약할 때는 가스라이팅을 당하기도 쉽다.


가장 치명적인 경우는 그 단점이 결국 누군가에게는 나를 굴복시킬 약점으로 작용할 때이다. 나는 가족이라고 해도 이런 부분이 예민하거나 자주 소스로 쓸만한 사람들에겐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분명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솔직하게 털어놓은 내 상처를 무기로 활용하는 주변 사람 말이다.


사람들은 간사하게도 굳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수가 틀리면 누군가를 공격하기도 한다. 몇 년 전, 인턴을 했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한 매니저는 계속 내게 채용되게 해 줄 거라고 큰소리를 쳤다가 결국 안 받아들여지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취준생에게 그 말 한마디와 바뀌는 상황으로 얼마나 천국과 지옥을 오갔는지 모른다. 결국 나는 그 회사에 추가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랬더니 그 매니저는 갑자기 '취업준비 오래 했고 이제 졸업한 애들도 취업전선에 올 건데 네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 것 같냐'는 인신공격을 했다.

그에게 나의 취업준비생이라는 입장은 약점이자 자신의 말에 굴복하지 않은 나를 괴롭힐 무기였던 셈이다.

짤2.jpg 니들이 언제까지 그 자리일 것 같냐

신기하게도 직장과 관련해서는 이런 리더나 대표들을 자주 봤다. 뭐, 그들의 자격지심으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굳이 그들에게 먹이를 줄 필요는 없다.


세상은 어렵다. 힘들어 디지겠는데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라도 해야겠는데 그게 또 안 좋게 돌아오기도 한다. 이런저런 실수를 하고 상처도 받고 수습도 하면서 깨달아가는 거겠지. 저런 일을 당해서 그 샊이한테 화가 너무 난다면 두 가지 반응만 보이면 된다.


첫 번째 앞으로 저런 사람한테는 내 불행 이야기하지 않기

두 번째 나는 저런 사람 되지 말기.


세상에는 반면교사 삼을 놈들이 많다. 잘 보고 배우자. 가끔은 to do list보다 not to do list가 중요할 때가 있으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