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 환자분이 목에 뭐가 났다고 엄마와 함께 진료를 보러 왔다.
"쥐젖이네요."
"쥐젖이요? 이 나이에도 쥐젖이 생기나요?"
"네. 10대 때부터도 생길 수 있어요."
"저희 아빠가 쥐젖이 엄청 많으시거든요. 아빠한테 옮았나 보네요."
"나도 너희 아빠한테 옮았잖아. 거봐 내가 옮는다고 했지?"
"쥐젖은 옮는 게 아닙니다."
왼쪽처럼 목에 작은 병변이 여러 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가운데 사진처럼 길쭉하고 말랑말랑하게 튀어나오는 형태도 생기고 오른쪽 병변처럼 단단하게 되기도 하지만 모두 쥐젖이다.
많은 환자들이 쥐젖이 옮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한테 옮는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제거하지 않아서 번졌다고 생각한다. 생긴 부위 주변으로 점차 병변이 늘어나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쥐젖은 옮지 않는다. 일단 쥐젖이 생기면 그 주위 피부는 쥐젖이 생긴 피부와 유사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위 피부에도 쥐젖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쥐젖의 질환명은 연성 섬유종이다. 각질 형성 세포와 아교질 섬유의 증식으로 생긴 섬유 상피 양성종양인데, 쉽게 말해 진피층과 표피층이 같이 증식하여 튀어나온 형태이다. 눈꺼풀,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주로 피부가 마찰하는 부위에 잘 생긴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당뇨병이나 임신, 비만과 연관되어 생길 수도 있다.
쥐젖은 양성 종양이라 제거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문제는 없지만 미용적으로 보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제거한다.
쥐젖은 진피층까지 같이 튀어나온 형태이기 때문에 손으로 뜯거나 손톱깎이, 가위 같은 걸로 직접 제거하려고 하면 잘 제거도 안되고 통증도 심하고 설사 잘랐다고 하더라도 피도 많이 나고 감염의 우려도 있다.
병원에 방문하면 위치와 크기, 형태에 맞게 의사가 잘 제거해 줄 것이다. 레이저로 태우거나 잘라내면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