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의 모스크바와 동쪽의 블라디보스톡을 잇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무려 8일간 철도 위를 달린다. 지구 둘레의 약 4분의 1을 달리는 이 열차는 본 선상의 역만 850개에 달한다. 백색과 청색, 그리고 적색의 삼색기인 러시아 국기를 품은 이 고철의 묵직하고 긴 이동수단은 과거 베이징 조약으로 중국으로부터 연해주를 떼어와 시베리아 끝 항구도시, 블라디보스톡을 얻은 기념으로 1891년 황제 알렉산드르 3세에 의해 탄생했다. 러시아 제국 전역과 해외 각지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고용해 이 거대한 대륙을 횡단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당시 유럽인은 물론 러시아 영토로 이주했던 수 천명의 중국인과 고려인까지 대거 동원되었다고 전해진다.
겨울의 극심한 추위와 여름의 지독한 모기떼에 시달렸던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이 역사적인 고철덩어리를 그들의 후손의 후손이, 그 후손의 후손들이 개인의 각기 다른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로이는 매번 드미트리를 만날 목적으로 이 열차를 이용한다. 열차는 3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1등석인 ‘Soft’,2등석인 ‘Compartment’, 3등석인 ‘ReservedSeat’. 그는 늘 4인 1실의 2등석을 고집한다.
“이제야 나타났군.”
객실로 들어와 앉는 로이를 보며,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러시아어로 내뱉었다. 남자는 금빛의 지저분한 머리에 정돈되지 않은 덥수룩한 수염을 품고 있다. 상의는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다. 군청색의 얼룩이 곳곳에 보이는 더럽혀진 바지의 한쪽 밑단이 발목 위로 아무렇게나 구겨져 올라가 있었다. 그 밑에 빨간색 손수건이 발목에 묶여있어 그쪽으로 단번에 시선이 갔다. 로이는 그의 맞은편에 앉아서야 그가 푸른색의 투명한 눈동자를 가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로이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그를 향해 이 번에는 영어로 내뱉었다.
“우린 모스크바에서 출발했소. 닷새 가 지나도 이 객실로 들어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길래, 이번 여행은 운이 좋게도 넓은 객실에 편안히 있다 가는구나 했지. 아. 난 에고르 시초프요. 만나서 반갑소.”
에고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그의 건너편에 앉은 로이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로이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잠시 맞잡았다. 투박하고 거칠었다.
“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냥 편하게 로이라고 부르세요.”
“로이. 발음하기 쉬운 이름이네. 보통 당신 같은 검은색 눈동자의 사람들은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졌던데…… 아. 그렇다고 인종차별을 하는 건 아니니 오해 말아요.”
로이는 에고르 옆에 바짝 붙어있는 소녀에게 시선이 갔다. 에고르와는 다르게 하얀 피부에 그보다 더 밝은 빛의 머리칼을 가졌다. 에고르의 더럽혀진 바지를 두 팔로 감싸 잡고 빛나는 머리칼을 부비적 거린다. 하얀 얼굴의 반이 에고르의 허벅지에 가려졌다. 에고르 혼자만 그곳에 있었더라면 밀폐된 객실에 낯선 남자와 단둘이 있어야 되는 아주 어색한 분위기가 조성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로이는 자연스럽게 소녀에게 미소를 보였다. 어쩌면 에고르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녀의 등장에 로이 스스로 순간 안도의 미소가 이렀던 것이리라.
“아. 이 아이는 나탈리아요. 믿기 어렵겠지만 내 딸이지.”
낯선 이방인에게 경계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던 나탈리아는 에고르의 말대로 그의 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외모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처럼 푸른색의 투명한 눈동자를 반짝이고 있었다.
“제가 보기에는 영락없이 당신 딸 같은데요.”
러시아어로 대답한 로이의 말에 남자는 놀라 대답했다.
“러시아어를 할 줄 아오?”
“조금이요. 블라디보스톡에 사는 러시아 친구가 있거든요.”
“하하. 검은 눈동자를 가진 사람이 이름도 발음하기 쉽고, 러시아어도 한다?”
“러시아에 사는 검은 눈동자의 사람들이 제법 있을 텐데요. 제가 알기로는 이름도 당신이 발음하기에는 어렵지 않고, 러시아어도 당연히 할 줄 알 테고요.”
“아. 고려인들을 말하는 거요? 그들은 동쪽 끝에서 온 당신과 어딘지 모르게 다르오. 당신처럼 눈꼬리가 처지면서 웃지도 않지.”
“그럼, 눈꼬리가 처지면서 웃는 검은색 눈동자에,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가진 사람과 이 독립된 기차 안에서 러시아어로 대화를 한다는 건 당신한테는 아주 놀라운 일이겠군요?”
로이는 양쪽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눈꼬리로 가져가 밑으로 당기면서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의 장난스러운 행동은 에고르의 옆에서 바짝 붙어 그를 경계하던 나탈리아로부터 웃음을 얻어냈다.
“하하. 축하하오. 나탈리아가 이제야 당신을 친구로 받아들였군.
“영광이네요.”
“이제 러시아어로 말해야겠군. 여하튼 우린 매년 이 열차를 올라타고 여행을 다니오. 나탈리아가 두 살 때부터 시작했으니 올해가 다섯 번째네.”
에고르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정말 자신의 딸아이와 단 둘이 그 열차 안 객실을 쓰고 싶었던 것인지, 한 동안 아무도 그곳에 오지 않아 무료했던 것인지 모를 일이다.
“나탈리아가 태어나기 전에도 종종 이 열차를 타고 러시아 전역을 여행했었소. 그때는 3등석을 타고 다녔는데, 쾌쾌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했지. 이제는 어린 딸아이가 있으니, 6인실에서 벗어났소. 워낙 낯을 많이 가려서 딸아이를 위해서는 1등석은 못 타더라도 2등석은 타야겠다고 생각했거든. 아! 난 모스크바에서 오래된 중고 가구점을 하고 있어요. 나탈리아가 태어나기 전부터 했었는데, 이제 제법 단골손님들이 있어요. 혹시나 필요한 가구가 있으면 언제든 와요. 내 싸게 해 드리지. 사실 상품가치가 없는 물건들도 많이 거래해왔지. 그래도 로이 당신한테는 내가 양심껏 좋은 것으로 추천해 주리다. 아! 내가 무슨 얘기를 하다가 이 얘기로 빠졌지……”
“나탈리아를 위한 2등석 티켓이요.”
정신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내던 에고르의 말을 로이는 주의 깊게 듣고 있었다. 남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 신이 난 이들의 눈빛을 로이는 잘 알고 있다. 그런 이들과의 눈 맞춤, 입을 살짝 벌려 고개를 끄덕이는 작은 행위들은 그들로 하여금 신뢰를 자아낸다. 때로는 경로를 이탈한 대화에 내비게이션이 되어주는 것도 신뢰를 얻는데 좋은 촉매제다.
“허허. 내 정신 좀 봐. 그래, 내가 딸아이를 위해 3등석에서 벗어나 이제는 2등석을 탑니다. 이 티켓은 2달 전에 오픈하자마자 만 칠천육백 루블에 샀는데, 한 달 만에 삼만 이천 루블까지 오르는 거요. 로이, 당신은 얼마에 샀소?”
“아…… 저는……”
로이는 에고르의 물음에 양쪽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어 티켓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행동에 개의치 않던 에고르가 서둘러할 말을 이어갔다. 그래, 에고르는 무료했나 보다.
“아! 당신은 치타 역에서 탔으니, 나와는 비교가 안 되겠군. 여하튼 싸게 티켓을 샀으니 여행 출발이 좋은 편이지. 그거 알고 있소?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열차에는 열차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다는 거요. 그 번호가 0번에 가까울수록 좋은 열차요. 다시 말해 번호가 작을수록 새로 만든 열차라 깨끗하고 시설이 좋소. 물론 뒷 번호인 열차에 비해 속도도 빠르지.”
“아. 그렇군요.”
“근데 우리가 탄 이 열차의 번호가 몇 번인 줄 알고 있소?”
“글쎄요. 확인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0번에 가깝길 희망하네요.”
“하하. 아무것도 몰랐던 당신은 행운아요! 이 열차는 001번 열 차지. 내가 티켓을 사기 전에 확인했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내가 작년에 탄 099번 열차보다 무려 16시간이나 빨리 도착할 수 있소.”
“당신과 나탈리아도 역시 행운을 얻었군요.”
“아니, 나는 행운을 얻은 게 아니라 내가 힘들게 선택한 거요. 이 티켓을 사기 위해 2달 전부터 준비했으니까. 내게 행운은 쉽게 굴러들어 오지 않더군. 인생이 그렇지 않소. 특히나 행운은 늘 갈망하는 사람에게는 비껴갈 뿐이오. 오히려 당신같이 무지한 사람에게 예기치 않게 찾아오지.”
“하하. 그런가요? 그래서 에고르. 힘들게 획득한 16시간으로 무엇을 할 생각입니까?”
마치 에고르는 로이가 정확히 그렇게 물어봐 주길 바랬다는 듯이 서둘러 대답을 이어갔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있소. 늘 가던 과일가게가 있는데, 그곳에서 체리를 사는 거요. 나탈리아가 좋아하는 과일이지. 남들은 항구도시에 가면 킹크랩을 사 먹지만 말이오. 우리가 사는 모스크바에는 체리가 맛이 없거든. 단지 16시간 일찍 나탈리아에게 맛있는 체리를 사줄 수 있을 뿐이지만, 난 그 걸로 만족하오.”
에고르의 가죽 재킷을 끌어당기던 나탈리아의 작고 하얀 손이 에고르의 얼굴 너머 투박한 귀에 가져갔다. 이내 조밀한 아이의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탈리아가 화장실이 가고 싶다는군. 잠시 다녀오리다.”
에고르는 나탈리아와 함께 객실을 나와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가 볼일을 마치고 나탈리아와 함께 객실로 돌아왔을 때 로이는 더 이상 그곳에 없었다. 로이가 앉아 있던 자리 위에는 빨간색 체리 한 봉지가 올려져 있었다. 그 옆에 놓여있던 쪽지를 펼친 에고르는 미소를 띠었다.
‘에고르. 만나서 반가웠어요. 일이 생겨 중간에 먼저 내립니다. 나탈리아와 당신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내려 미안합니다. 당신에게도 예기치 않은 행운이 찾아오길 바래요. - 로이’
빗살무늬의 연두색 좁은 통로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백여 개의 조명이 천장 위에 줄을 맞춰 빛을 발하는 밝은 실내가 나온다. 로컬들만 찾아오는 일종의 아지트 같은 곳이다. 그곳 식당의 주 메뉴는 겉에는 허브가 뿌려져 있고 속에는 야채와 저민 고기가 들어가 있는 러시아식 만두와 닭 가슴살과 납작한 면만으로 깊은 맛을 우려낸 수프다.
“와! 이 수프는 다시 먹어도 일품이야!”
수트를 입은 두 명의 이방인 중 나이가 많은 남자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수프를 떠먹고 있다. 가운데 테이블을 두고 건너편에 앉은 4명의 러시아 인들은 탁자 위에서 카드게임을 하다 말고 두 명의 이방인에게 눈길을 돌렸다. 남자의 과한 행동에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카일, 조용히 좀 하고 드시죠. 우리가 왔다고 동네방네 소문 낼 참이에요?”
“제이슨. 이렇게 완벽한 요리 앞에서는 감탄사를 내줘야 예의야!”
게걸스럽게 남은 국물을 들이켜던 카일에게 제이슨은 손에 든 안대를 펼쳐 보였다.
“아까 이 그림을 보고 이곳으로 오자고 한 거죠? 이 그림이 대체 뭡니까?”
카일은 완전하게 비워낸 수프 그릇을 내려놓고는 이번에는 포크를 들어 옆에 있던 만두를 입안 가득 구겨 넣기 시작했다.
“뭐긴 뭐야. 해골바가지가 욕조에서 변태처럼 둥둥 떠있는 거지.”
“아. 그건 저도 자세히 보니까 알겠어요. 그거 말고, 아까 분명히 이 그림을 보고는 마지막 안대라고 말한 거 같은데요.”
“아! 그래. 내가 그랬지.”
“그게 무슨 뜻입니까? 또 마지막인 건 어떻게 안거고요? 그리고 왜 여기로 온 거죠?”
“아. 이 자식아 하나씩만 질문해!”
카일은 이제 굶주린 배를 채웠으니 맞은편에 앉은 남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줄 때라고 생각한 듯했다. 안대의 그림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건 일종의 표식이야. 여기 이 해골의 갈비뼈가 몇 개지?”
“한 개뿐이네요.”
제이슨은 조금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것에 개의치 않은 듯 카일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너 지금 갈비뼈가 몇 개인지 세워봐!”
“인간의 갈비뼈는 24개죠. 척추는 26개, 머리 8개, 얼굴 14개, 인체에 있는 206개의 뼈를 다 말씀드려야 되나요?”
“로이는 자기만의 룰이 있어. 늘 한 번에 스물다섯 개의 안대를 가지고 있어. 안대에 새겨진 이 해골들의 갈비뼈 개수가 일종의 넘버링 같은 거지.”
“그러니까 갈비뼈가 다 있는 해골이 그려진 안대는 스물네 번째 안대일 테고 이건 갈비뼈가 한 개뿐이니 첫 번째 안대라는 말씀인 건가요?”
“아니, 그 반대. 갈비뼈가 한 개 남은 해골 그림이 마지막 번호야.”
“그렇군요. 그런데 갈비뼈는 총 스물네 개인데, 스물다섯 개의 안대라고 하셨죠? 마지막 번호가 24가 아니라 25라는 건가요?”
“그래. 첫 번째 안대는 좀 더 흉 한, 해골이 되기 전 시체 그림이거든. 사실 이게 검은색 펜으로 그린 그림이라 구분이 잘 안 가지만 욕조 속 물에 떠다니는 해골이 아니라, 피로 가득 찬 욕조 속 시체부터가 시작이야.”
“윽. 저는 보고 싶지 않은 그림이네요.”
“아무튼 아까 그 여자의 안대가 갈비뼈 한 개의 해골이었으니, 25번째 마지막 안대를 소진했을 테지. 약쟁이가 약이 떨어졌으면 약을 사러 가야 되고, 저격수가 총알이 떨어졌으면 총알을 구하러 가야 될 거 아니야.
“그렇다면, 그 총알을 가진 사람이 여기, 블라디보스톡에 사나 보군요.”
“드미트리!”
“이게 누구야! 로이! 오랜만에 나타났어!”
“잘 지냈어?”
“나야 뭐. 늘 그림 속에 파묻혀 지내지.”
로이와 반갑게 포옹한 남자는 흑발의 곱실거리는 단발머리를 하고, 검은색 뿔 테를 쓰고 있다. 코와 턱 밑은 덥수룩한 수염이 무성하게 자라 있다. 짙은 갈색의 그을린 피부에 온 몸에 문신이 가득 그려져 있어 온전한 피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손가락 마디마디까지도 빼곡히 그림이 차있었다. 로이는 자연스럽게 실내를 어슬렁거렸다.
“여긴 늘 두꺼운 코트를 껴입어도 추운 곳이야.”
“엄살 피우기에는 아직 일러. 아직 바다가 얼지 않았다고!”
“그래. 이런 추운 곳에서 살고 있는 넌 정말 대단해. 심지어 반팔을 입고 있다니!”
“보드카 없인 살 수 없는 곳이지.”
드미트리는 멀리 서 온 친구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아끼는 것을 건네 듯 반쯤 비워진 보드카를 내밀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듯 로이는 바로 넘겨받아 목구멍으로 그것을 단숨에 들이키며 말했다.
“이제야 반팔 입고 있는 네가 이해가 되네.”
“또 그걸 가지고 왔어?”
드미트리가 묻자, 로이는 그에게 미소를 띠며, 코트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호주산 립밤, 말보로 레드 한 갑, 독특한 대칭구조의 무늬가 새겨진 라이터, 라크롤 핑크 구아바 맛 캔디, 선글라스, 구겨진 종이 들, 한 뭉치의 회색 안대가 테이블 위를 금세 난장판으로 해 놓았다. 그중에 돌돌 말아진 안대를 드미트리에게 던졌다. 그는 잽 싸게 로이가 던진 것을 낙아 챘다. 그런 그에게 로이가 소리쳤다.
“일단 열 개만 먼저 그려줘.”
“나머진?”
“급하게 가볼 때가 있어서, 1시간 뒤에 다시 가지고 올게.”
로이는 다시 남은 물건들을 주섬주섬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그곳에 있던 몇 장의 구겨진 종이들 중에 열차 티켓이 있었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해서 블라디보스톡까지 오는 오늘 날짜의 2등석 티켓 두 장이었다.
“아직도 모스크바에서 출발하는 필요도 없는 티켓을 끊고 다니나?”
그걸 본 드리트리가 물었다.
“뭐. 굳이 패턴을 바꿀 이유가……”
“아이고. 그 패턴 이야기는 지겨우니 집어치워. 그래서 이번엔 어떤 커플이 네 덕분에 8일간 단독 객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지?”
“체리를 좋아하는 아름다운 숙녀.”
또 한 번 로이의 눈꼬리가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