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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선아 Jul 14. 2015

퇴근길 스케치 #9

어스름에 대하여

자율학습이 끝나고 나온 저녁, 

해가 기울 저녁바람 드럽게  . 

하나둘씩 가로등 켜질 . 

기지개를 켜며 놀이터를 지나 집으로 돌아왔었다. 

 가수가  친구와 가방 메고   걸으며 두런두런 얘기를 했던  . 아마도 서로의   없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오래 기다린 듯 빛나는 눈동자로 바라보는 가로등

 산책로 자전거를 끌고 지나  아빠와 초등학 1학년 같은 소녀를 본다.

엷은 하늘과  가벼운 구름

자전거를 끌고  아빠 하얀 반바지와 앙상한 다리를 기억한다. 유치원  때던가?  초등학 1학년 무렵의 나는 보름 빵과 초코우유를 먹으며 경찰서에 앉아 있었다. 슬픔 기쁨 반가움   그런 감정 기억이  않는다. 다만 나는  빵과 우유만 ,   높이에는 아빠의 반바지와 자전거가 . 아마도 뒤에 앉아서 아빠 허리를  붙잡 어스름해지는 저녁에 집으로 돌아왔던  .

하늘을 배경으로 외롭고 웅장해 보이는 공사장의 건설 장비 구조물

아이를  집에서 기거할 , 봤던 영화 '미술관  물원' 남자 주인 강변의 카페에서  지는 한강 오래 바라보는 면이 있었다.  카커의 Many  rivers to cross 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노래와 석양 좋아서  면을  번이고 려보았다.

높이에 따라 굉장히 다른 빛을 띠는 저녁하늘

내가  애들보다 어렸을 , 매일 매일 밖에 나가서 놀았, 어스름 지면 베란다에서 마가  이름 렀다.  크게. 그리고 길게. 선아!  말에는  데리고  들어와서  먹으라는 말씀 모두 들어있었다.  고무줄 놀이를 많이 했다. 월화수목, 전우의 시체를   앞으로 앞으로, 장난감 기차가 떠나간 과자와 설탕 싣고서, 간질간질간질 바람 불어온다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단. 지배배 지지배배 돌아온단다.  때는  노래를 부르며 사뿐사뿐 뛰었다.

곧 어둠속에 묻힐 푸르고도 붉은 하늘

둑어둑 시작할  가장 짜릿하게 재미있는 놀이는 바꼭질이었다.    대문 뒤에 어있는 기분. 인기척이 나면 재빨 내빼서 야도(야도! 하고 치기로 약속한 이나  같은 ) 렸다. 점점 어두워질수록  시간은 줄어들고, 야가  두워지면  어려워진다. 친구와 새로 이사온 어수룩한 아이를 오래도록  하도록 골탕먹이 악마처럼 키득키득 웃었던 기억 난다. (미안하다. 친구! )

하늘을 배경으로 선, 나무의 검고 디테일한 형태

사춘기였던  . 나는 곧잘 옥상 라가서 놀지는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았, 벅찬 감정 빠지곤 했다. 문학소녀였  속의 얘기에 빠져서 혼자 진지하고 슬프고 심각했었다. 어린 왕자, 나의 라임오렌 나무, 좁은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성채, 가시나무새, 서부전선 이상없다,  한가운, 데미안.

여러 가지 색을 간직한 저녁 하늘

린왕자는  작아서 의자를 옮겨가며  번이고 저녁놀을   있다고 한다. 나는 지금  어림하면    정도의 놀을  이다.  하루에   . 하루하루 소중했다. 

하늘 르며  고단 보람 새삼 감사한다. 어스름 지는  시간, 지나간 일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감사한다. 오늘  지평  인다. 

나무 사이를 채우는 하늘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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