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이 어려운 것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왜 직장이 얻어지지 않는가. 이것은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첫째 요인은 직장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우리나라가 한창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또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많이 필요할 때에는 웬만큼 공부를 하고 준비가 된 사람이면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 즉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이 수요를 채우기 위하여 학교도 많이 만들어져서 인력을 공급하기에 바빴다.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수요와 공급이 비슷해지기 시작한 때에는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하여 더 높은 학위를 가지거나 선진국에서 공부를 하고 온 사람들이 더 유리한 위치를 가지게 되었고, 여러 가지 자격증, 수상 실적이나 학연과 지연 등을 중요시되기도 하였다.
수요는 정체된 지 오래되었는데 반해 공급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수요를 넘어섰고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오늘날에는 이런 것들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웬만한 사람들은 이미 평균보다 더 나은 ‘스펙’들을 가지고 있으니, 남들보다 ‘더 나음’을 강조하는 것 만으로는 별반 유리한 위치를 찾기 어렵다.
두 번째 요인은 ‘내가 원하는 직장’과 ‘직장이 원하는 나’ 사이의 불일치다. 사실 이것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많은 직장은 좋은 인력을 구하고 싶어 하면서도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하고,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좋은 직장을 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직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는 학연, 지연, 인연이 약하면 그만큼 불리하기는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좋은 사람을 찾는 직장과 좋은 직장을 찾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요인을 네 가지 경우로 조금 더 나누어 들여다보자.
첫째, 자신에게 맞는 직장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경우, 둘째, 그러한 직장이 찾는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는 경우, 셋째, 자신을 이러한 직장이 찾는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 경우, 넷째, (자신이 이러한 직장이 찾는 사람인 경우라도) 자신을 이러한 직장이 찾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
이 네 가지의 경우는 자동차로 비유하면 ‘얼라인먼트’, 즉 정렬의 문제다. 자동차의 모든 부분들이 좋더라도 타이어의 정렬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도 못하고, 똑바로 가기도 어렵고, 차체도 흔들리고, 타이어도 더 빨리, 불균형하게 닳는다.
마찬가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원하는 직장과, 그 직장이 원하는 사람과 나 자신 사이의 ‘정렬’이 되어 있지 않다면 나에게 맞는 직장을 찾기도 어렵고, 얻기도 어렵다.
또 ‘어쩌다’ 직장을 구하게 되었더라도 곧 자신에게 맞지 않는 직장, 또는 자신이 보기에 제대로 된 직장이 아닌 것을 뒤늦게 발견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고‘아무 직장’이나 찾다가 어쩌다 보니 취직이 된 것으로,차라리 직장이 생기지 않은 것 보다도 못한 경우다.
따라서 나의 커리어를 디자인하는 길고도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내 ‘자동차’의 타이어 얼라인먼트를 확인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 다음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깊게 들여다 보고 또 해결 방법들을 제시하도록 한다.
어플리케이션
1. 내가 직장을 얻는데 어려운 경험이 있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적어보자.
2. 내가 원하는 직장은 어떤 것인지, 또 그런 직장에서는 어떠한 사람을 찾고 있을지 적어보자.
3. 자신이 원하던 직장을 성공적으로 얻고, 또 계속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특징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