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이는 회사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예전에 학교를 졸업할 무렵, 졸업 특강을 해 주신 교수님이 연구소가 없는 회사에는 취직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 준 것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기업 연구소가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 조언의 핵심은 회사와 그 전문 분야 미래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뜻으로 이해하였다.
일반적으로 좋은 직장의 특징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 회사가 속한 분야에서 앞서가는 회사, 사람들의 가치를 아는 회사, 소속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회사, 회사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을 모두 추구하는 회사,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회사, 거래 관계에 있는 업체들에게도 좋은 평을 받는 회사, 그리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회사.
그렇지 않은 직장은 그 반대다. 아래 중 하나만 해당이 되더라도 좋은 직장이라고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나쁜 직장일 수도 있다.
자신의 분야의 다른 회사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회사, 돈의 가치만 아는 회사, 소속원들을 도구로 생각하는 회사, 사회나 거래 관계에 있는 업체보다 자기 회사의 이익만 추구하는 회사, 재정적으로 불안한 회사, 그리고 오늘만 생각하는 회사.
일반적으로 꿈의 직장이라고 하는 회사들도 조금만 들여다보면 후자인 경우가 아주 많다. 따라서 직장을 고르는 과정에서 그 직장이 과연 좋은 직장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거기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공개된 자료를 충분히 들여다본다. 회사 웹사이트, 관련 신문 기사, 회사 블로그, 홍보자료 등. 이것들 만으로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회사인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회사가 주장하고 있는 비전과 실제의 상황을 비교해보면서 그 회사의 ‘진실성’을 가늠해 본다. 물론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언제나 있다. 하지만 말하는 것과 실제가 달라도 너무 다른 회사들이 상당히 있다.
둘째, 그 직장을 다니는 사람을 실제로 만나본다. 선배, 친척, 친구 등, 가능한 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자신들이 다니는 회사에 대한 생각, 실제의 환경, 날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 등을 직접 들어본다. 문제점이 많은 회사가 반드시 좋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 않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문제점들을 회사는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들어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셋째, 그 회사에 대한 소문을 들어본다. 증권가에서의 평가. 상장이 된 회사라면 그 회사들에 대한 큰 소식부터 속칭 ‘지라시’라고 부르는 시시콜콜한 것들 가지 증권가에서 공개된 뉴스들이 있다. 증권 분석을 위해 제공되는 이러한 뉴스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을 읽어보면 동종 업계에서의 위상, 신제품의 계획, 경영진들에 대한 평가, 회사의 전망 등등을 소상히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판매장 직원들, 서비스 담당 직원들의 태도에서도 그 회사의 모습을 읽을 수가 있다. 그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또 고객들에게도 더 잘해 주려고 한다면 그 회사는 틀림없이 좋은 곳이다. 반면, 전혀 즐겁게 일하고 있지 않다면 십중팔구 뭔가가 잘못된 회사라고 봐도 별로 틀리지 않다.
좋은 직장을 찾는 데에는 이런 객관적인 평가 외에, 나와 맞는 직장인지 아닌지를 부는 방법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칭찬을 하는 영화도 나에게는 별 감동이 없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나와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결코 내게 있어서 좋은 회사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사의 퍼스낼리티다. 회사도 사람처럼 각각이 인격, 성격 그리고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이 퍼스낼리티가 나의 그것과 유사할수록 나에게 좋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다. 기업의 퍼스낼리티는 기업 문화와 그 기업이 어떤 것을 중요시하는가 하는 것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기업과 나의 성격 사이에 큰 격차가 없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이라면 대중들이 관념적으로 그 회사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상이 퍼스낼리티를 알아보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제품 제조회사 두 곳을 예로 들어보면, 한 회사는 기술 혹은 품질, 다른 회사는 인화 또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면을 보이는데, 바로 이러한 것이 그 회사의 성격을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각각 어느 회사를 지칭하는지 알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이 두 회사에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면 내가 중시하는 것이 어떤 쪽인지는 생각해 보고 더 가까운 회사를 택하는 것이 취직과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는데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두 회사에서 성공적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어딘지 모르게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유사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또 회사들이 자기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될 사람을 택할 때에도 지원자의 능력이나 조건 이외에 이러한 ‘성격’을 중요하게 여긴다. 일단 선택한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그 조직에서 성공하는 것은 그 회사에도 많은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중소 규모의 기업이나 스타트 업처럼 그 회사나 조직의 성격을 알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지원할 회사를 정할 때, 단순히 대기업이나 명성이 있는 회사를 막연하게 고르지 않는 것이 그 회사에의 취직이나 그 이후의 성공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어플리케이션
1. 내 관점에서의 좋은 직장과 그렇지 않은 직장의 유형을 적어보자.
2.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직장이 위의 유형에 맞는지 살펴보자.
2. 이 이유들이 실제로도 그런지에 대한 '팩트 체크'를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