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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안나 신 Oct 24. 2020

이놈의 회사,
잘 때려치우는 퇴사의 기술

3개국에서 5번의 퇴사를 거친 프로이직러가 알려주는 아름답게 떠나는 방법

모든 새로운 시작이 그렇듯 이직은 설레고 신나는 일이다. 지금 내딛는 한 걸음이 그다음 직장, 아니 남은 평생의 커리어를 결정할 수도 있기에 아주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직에 대한 정보와 조언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주제 중 하나이지만, 반면 퇴사는 종종 나를 구속하던 것에 대한 해방과 연계되어 마냥 다 던지고 떠나버리는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곤 한다.


그렇지만 퇴사 또한 많은 과정과 복잡한 감정이 개입되는 만큼 결코 단순히 여겨서는 안 된다. 이 곳을 떠나면 다신 안 볼 것 같았던 사람을 중요한 이해관계에 엮여 다시 만날 수도 있고, 모든 게 장밋빛일 것만 같았던 다음 직장이 예상치 못하게 빅엿을 선사해 옛 직장으로 돌아와야만 할 수도 있는 것이 세상이니까.




지금 그 자리에서 나아지려는 노력, 해보셨나요?

내가 사회 초년생 시절 했던 가장 큰 실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로부터 받는 많은 스트레스와 불만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떠나는 것이 방법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유일한 방법은 절대 아니다.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직 내 이동을 할 수도 있고, 기업 문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내가 나서서 문화의 혁신을 주도할 수도 있다.


떠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든, 떠나기에 앞서 그것에 대해 충분히 소통하고 개선 방법을 함께 찾아가려는 노력을 먼저 해본다면 적어도 나중에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그저 힘들어서 도망쳐버린 것이 아니라, 나는 이미 할 만큼 해봤으니 후회는 없다고 기억되지 않을까.


이직 제의가 현 직장에서 협상의 카드가 될 수 있는 이유

종종 이직 제의를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지 말라는 조언을 듣는다. 이는 상당히 단편적이며 특정 상황에 국한된 의견인데, 그 이유는 협상의 성공 여부가 태도와 의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능력 있는 나를 다른 회사에서 데려가려고 하니 나와 계속 일하고 싶다면 돈을 더 주거나 승진을 시켜달라고 요구한다면,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면, 지금의 회사와 팀이 너무 좋지만 돈이나 타이틀같이 가장 중요하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도 없는 세상적인 조건들 때문에 계속 함께 일할 수 없게 될지 모르는 가능성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합의점을 모색해 볼 것을 제안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엔딩을 볼 확률이 높다.


퇴사 통보만큼은 업무적이 아닌 인간적으로

정말 떠나야 할 때가 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직속상관에게 퇴사 의사를 면대면으로 전하는 미팅을 가지는 것이다. 사실 매니저와의 관계나 매니저의 성격에 따라 이 미팅은 꽤나 불편해질 수 있는데, 그래도 이메일이나 전화로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그동안 함께 일해온 시간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어차피 간접 통보 후 얼굴을 직접 다시 봐야 할 사이라면 그 경우가 더 불편할 수 있으니 구두로 퇴사 의사 및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다음 단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좋다.


이메일로 하는 퇴사 통보는 보통 간단하고 형식적이며, 그 누구도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 구글 검색을 통해 찾은 영문 사직서 템플릿에 진심을 담은 감사 인사 한 두 문장 정도만 덧붙이면 된다. 하지만 미팅은 다르다. 매니저와 피드백을 교환하고 일적인 관계를 공식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기회다. 그 관계가 긍정적이었든, 부정적이었든 간에.




조직을 떠나면 그와 동시에 옛 조직에서 일로 얽혀 있던 모든 관계가 재정립된다. 매니저가 진정한 인생의 멘토로 남기도, 부하 직원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도 하며, 인사만 몇 번 나눈 얼굴만 아는 동료가 나의 향후 커리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관계가 어떻게 재정립될지는 모두 나 자신에게 달렸다. 그러니 지금 이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퇴사 계획 또한 세워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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