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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대조법

by 파리누나


아기의 첫 돌을 준비하고 있다.

만삭의 몸으로 벚꽃을 보러 갔던 작년의 봄날이 어제인 듯 또 여러 해 전 같다.

아기가 처음 보는 벚꽃, 아기와 처음 보는 벚꽃.

벚꽃비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뻗은 손짓을 보았는지 벚꽃 잎이 아기 팔목에 아기 목덜미에 앉았다.

벚꽃놀이라 함은 내게 이제 아기가 벚꽃을 보는 풍경이 된 것이다.


아기를 돌보느라 새 벚꽃 잎이 필 동안 다른 일은 하지도 못했다

많은 순간 생각했다.

말간 아기 얼굴과 누우런 내 얼굴의 대조가 심해질수록 그랬다.


생명 하나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엄마들을 격려하는 말들.

그래,

맞아.

크게 위로가 안 될 뿐.


일 년이 다 되어가는 때에도 산후우울증이 올 수 있는 건가?


처음 백일은 아직 육체적인 회복을 하던 때라 그랬는지

몸이 쳐지는 것은 당연했던 일,

이에 수반되는 기분의 처짐도 그러려니 받아들였다.


이제 몸은 어느 정도 사람의 구실을 하는데

마음은 아직 자리를 찾지 못했나 보다.

아이의 웃음이 마음 아플 만큼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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