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돌탑을 쌓으시겠다면

프롤로그

by 파르르

공모전을 알려달라며 찾아오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공모전을 왜 하려 하니?" 물어보면 대부분 답을 하지 못한다. 공모전을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고, 공모전에서 상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나는 '네가 공모전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길 바라'라고 넌지시 말한다. 공모전은 생각보다 의미가 없다고, 많은 수상 실적이 너를 증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꽤 많은 수상을 한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니까 어이가 없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공모전에 집착했고 공모전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결단코, 공모전 수상으로 인해 무언가를 얻었다고 말할 수 없다.(약간의 돈은 얻었지만, 지출한 돈에 비하면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것들을 하는 게 나았다.) 공모전은 나에게 있어 미련이었으며, 기회를 주는 척하는 끌어올림이었고 그 끝에는 추락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공모전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나는 기꺼이 불태우길 권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이 애매한 상태로 쌓이는 것이다. 나는 여러분의 실력을 믿는다. 그리고 여러분의 진심이 얼마나 무서운 지 알고 있다. 그렇지만 공모전은 실력이 아닌 무언가가 작용하는 영역이다. 그러니 상을 타는 사람이 실력이 좋았다고 할 수 없고, 실력이 좋다고 상을 타는 것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상이 쌓이면 결국 높은 돌탑이 된다. 나는 책에서도 계속 돌탑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리고 그 돌탑을 제대로 쌓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말할 것이다. 그러니 이왕 돌탑을 쌓기로 선택했다면 제대로 쌓길 바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부탁이다.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하건 공모전에 참여할 사람은 하고, 그만둘 사람은 그만둔다. 그렇지만 나는 언젠가 여러분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걔가 그렇게 말했었지."를 기대한다. 그게 우리가 책으로 연결되는 순간이겠다. 공모전과 기획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지 않겠다. 나는 나쁨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노력의 세상에서 고통을 말할 것이고, 그럼에도 이겨내는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이 되겠다.


2021년 1월 낙석주의 표지판을 꽂으며, 최광래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