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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conti Mar 18. 2017

노 쇼, 노 매너 고객들을 대하는 스타트업다운 방법들

아이디어

고객은 노 쇼(No-Show),  노 매너여도 되나요.

1. 사람을 상대하는 일, 그 어려운 일을 해냅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게 서비스라는 직업이 되면 더욱 그렇죠. 백화점 판매원처럼 하루 종일 서 있어야 하거나, 콜 센터 직원처럼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신체적인 어려움보다는 고객으로부터 상처받은 감정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욱 많습니다. 우리 사회의 경제 사회면을 꾸준히 장식하는 "갑질 고객",  "노 쇼(No-Show)", "감정노동"이 바로 그런 사례들이죠.


"15만 원짜리 한복 빌려줬다가 가슴이 찢어졌다" (2017.3.15)

"그 나이 먹도록 뭐했냐..." 막말 듣고 참는 것도 감정노동 (2017.3.10)

"수술 시급한 종합병원 노쇼... 70%가 위약금 물려야" (2017.2.13)

"카카오 태시, 노쇼 고객 처리 문제 놓고 골머리" (2017.1.31)

"백화점 알바생에게 3만 원 상품권 달라며 폭언한 고객" (2016.7.29)


2. 어떤 고객은 왜 "노 쇼", "노 매너"인가?

고객의 이런 행동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대부분은 익명성과 고객 우위라는 두 가지 원인 때문입니다.


익명성이라는 게, 정확히는 익명성이 없다는 게 대도시에서의 삶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낯선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대도시의 삶은 기본적으로 익명성을 가지는데, 심지어는 한 달에 두세 번 가는 음식점에서도 대부분의 우리는 더 이상 일대일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여기서 잠깐! 인터넷의 발달은 이런 익명성을 더욱 부추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해외 여행지의 레스토랑을 예약한 여행객은 예약을 잘 지키지 않는다. 해외에서도 이런 일은 흔히 있다. "일본, 외국인 노쇼족 골머리... 유명 맛집 사이트, 카드결제 도입"


고객을 잘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고객의 갑질을 대표하는 문구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최종적으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는 고객은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죠. 그렇게 보면, 이를 활용하려는 고객이 있는 것도 사회 현상으로는 당연한지도 모릅니다.


노매너 고객들을 대하는 매너 있는 아이디어들

1. 기존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은?

대표적인 노매너 행동인 "노 쇼"를 중심으로 살펴봅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방식은 대부분 노 쇼를 불합리한 행동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부동산 계약에서와 같이 보증금이나 예약비를 받는 경우도 있고, 최근에는 선 결제나 위약금도 확산되는 추세죠. 노쇼 고객에 대해 일정기간 예약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로 예약을 지킨 손님에게 혜택을 지급하는 방식도 있구요.


위약금 물린 지 6개월 만에... 항공사 노쇼 4분의 1로 급하강 (2016.12.7) 

미용실∙뷰티숍∙스파숍 노쇼 줄고 단골 늘어 (2016.12.7)

유치원에 못 가면 알리듯... 노쇼도 미리 알려야 한다는 말에 감동 (2016.12.6)


검증 프로세스를 추가하여 비매너 행동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헤어숍이나 음식점의 경우 서비스 이용 당일이나 한 시간 전 전화로 확인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됩니다. 국내 쏘카(SOCAR)나 미국 튜로(Turo)와 같은 카쉐어링이나 렌터카 관련 스타트업에서는 고객 스스로의 사진 촬영을 유도하기도 하죠.  


2.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을까?

하지만 비즈니스 유형이나 사업자에 따라서는 이런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방법으로는 고객의 반발이 우려되는 경우도 있을 거구요. 이런 경우에 적용해볼 만한 아이디어는 없을까요?


왜 이런 비매너 고객들이 많아졌는지로 돌아가서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결국 (1) 소비자의 익명성을 줄이고, (2) 고객 우위를 비매너 고객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겠죠. (3) 매너를 기준으로 고객을 구분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음 사례나 아이디어를 참고해서 자신의 비즈니스에 맞는 방법들을 직접 만들어봅시다.


첫째, 고객과 일대일 관계를 맺어라.

1. 일대일 대화를 시도한다.

구매 과정이나 서비스 사용 과정에서 판매자-소비자 간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 간의 익명성을 제거하면 됩니다.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무례해지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를 위해서는 구매의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고객과의 스몰토크(small talk)를 해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스몰토크를 잘하는 것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스몰토크를 잘못하면 그 자체만으로 고객을 잃을 수도 있다. 스몰토크가 활발하게 활용되는 미국 등지에서도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고, 더 잘하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처음부터 매너 없으려고 마음먹지는 않겠지만, 갑질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문제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단체 예약에도 개별 참석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단체 예약의 경우에는 예약자 본인도 모임에서 몇 명이나 올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한 사람은 15명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0명만 식당에 나타난 경우가 바로 그렇죠. 참석하려던 사람입장에서는 처음부터 거절하기 난감해서 참석 여부를 미루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영화관처럼 개인별로 지정좌석제를 응용하던지, 아니면 참석자 개개인이 직접 식당에 참석여부를 알릴 수 있는 예약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여기서 잠깐! 이 경우 단체 예약의 프로세스는 이렇게 진행된다. (1) 예약자가 15명에 대한 최초 예약을 신청한다. (2) 음식점은 예약의 최종 확인과 관련된 링크를 예약자에게 보낸다. (4) 예약자는 이 링크를 문자로 각각 보내거나 단체방에 올린다. (4) 각각의 참석자는 이 링크를 통해 자신의 참석 여부를 음식점과 예약자에게 알린다. 메뉴까지 미리 주문받을 수도 있다. (5) 음식점은 예약이 확인된 참석자를 기준으로 준비한다.


둘째, 고객을 그룹으로 만들거나 매너 있는 고객군을 찾아내자.

1. 단체 할인이나 다음 손님 알림 서비스 제공

소비자를 서로 연결시켜 서로를 의식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단체 할인이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단체 할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단순히 가입할 때에만 혜택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물건을 반환하는 단계에서는 서로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면 효과가 적겠죠.

여기서 잠깐! 예를 들면 의류 렌털의 경우 단체할인 신청을 한 고객에게는 마지막 손님이 검수∙반환을 완료했을 때 할인금액만큼 반환되도록 하는 등 할인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또한 가능하다면 베프나 가족과 같은 이너서클(Inner Circle)보다 조금 더 넓은 범위의 그룹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어서도 안됩니다. 이너서클이나 서로가 모르는 그룹은 서로의 일탈에 동조하거나 무관심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그룹이 카페나 동호회입니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의 예약자들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행동하게 됩니다.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이 곳을 통해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사업자와도 이야기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렌털 서비스와 같은 비즈니스에서는 "다음 손님 알림"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진구에 계시는 손님께서 00부터 예약하셨습니다. 다음 손님이 잘 쓰실 수 있도록 수선이 필요한 부분은 미리 알려주세요!"와 같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다음 손님에 대한 표현을 구체적으로 하고, 둘 간의 공통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2. 대대적 노 쇼 프로모션?

노 쇼(No Show)와 관련된 프로모션을 문제없는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예술영화관 사업자가 노 쇼나 직전 취소로 인해 매달 10%의 이익을 손해 본다면, 3월 한 달간 노 쇼가 없을 경우에 4월 한 달 동안 전체 고객들에게 추가 5% 할인 행사를 하고 매달 이를 홍보하는 것이죠.


3. 매너 있는 고객군을 찾아내자.

직장 회식 예약은 대표적인 단체손님 군이지만, 노쇼 가능성도 큰 고객군입니다. 예약은 막내가 하고, 마지막 순간에 결정은 팀장이 하는 문화를 가진 곳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이 경우 막내에게는 복수의 음식점을 예약해두는 것이 스스로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므로 지금까지 이야기한 심리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근처의 식당이라면 예약을 주로 담당하는 직원과 일대일 관계를 맺어서 예약자가 미리 알려주기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므로 단체 예약을 운영하고 싶다면 예약을 받는 단계에서 그 위험을 최대한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응대 단계에서 모임의 성격과 예약자를 고려해볼 때 그 위험이 높다고 예상한다면, 미리 예약자와 그 부분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직장 회식, 커플 테이블, 가족석 등을 구분해서 운영해보고 불합리한 그룹은 처음부터 제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연말 등과 같이 노 쇼가 급증하는 시기에만 별도의 정책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기울어진 플랫폼을 교정하라.

1. 사업자 공통 서비스 플랫폼 운영

한 번의 비 매너로 그 가게뿐만 아니라 옆 가게에도 갈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이태원의 맛집들 여러 군데가 예약사이트를 공동으로 운영한다면? 만약 노쇼를 한 군데만 하기로 마음먹었던 고객이더라도 한 번의 노쇼로 이태원 맛집 여러 군데를 이용할 수 없어진다면 더 신중해집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태원 맛집 전체가 하나의 예약사이트를 운영한다면 노쇼의 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들겠지요. 사업자 커뮤니티나 공통의 플랫폼을 형성하는 것 자체가 고객 우위에서 맛집-고객 간 평등으로 위상을 변화시킵니다.


"1년간 예약불가" 노쇼 블랙리스트 (2017.2.24)


2. 사무실이 아닌 공개적 장소의 활용

점포나 사무실은 밀폐된 공간이고, 고객이 심리적인 우위를 느끼는 공간입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심리적인 일탈을 할 요인이 생기지요. 백화점에서 직원들에게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고객도 커피숍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평범한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템에 따라 제한적으로 시도할 수 있겠지만, 만약 의류 렌털사업에서 빌린 옷을 카페에서 반환해야 한다면 찢어진 옷을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은 줄어들겠죠.

여기서 잠깐! 맞춤 셔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트라입스(STRIPES) 등의 "찾아가는 서비스"들을 이런 관점에서 재해석해서 활용할 수 있다.


3. 절대적인 가치와 연계

서비스 자체에 공공의 가치와 추가된다면 고객과 사업자 간 불균형은 완화될 수 있습니다. 의류 렌털 사업자가 "이 옷은 2년간 고객님들께서 입으신 후 고아원이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기증될 예정입니다. 여러 분의 이웃처럼 소중하게 다루어 주세요."라고 하면 어떨까요?

 

커피 한 잔으로 '갑질'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2017.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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