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
엉망이었던 때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반드시 먹을 것을 통해 보상을 받으며 지냈다.
수저를 내려놓을 줄을 모르고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지냈다.
언제 죽을 줄 알고 자꾸 뭔가 미루는 건데! 당장 하고 싶은 걸 했어야 했다.
그렇게 내내 먹을 것을 통해 보상을 받고 사람들이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것을 들으며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자꾸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단 것만 찾았다. 입 안에서 터지는 도파민이 필요했다.
그러다 단 것을 아무리 먹어도 충족되지 않는 자기 효능감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무엇을 잘하는지 물었을 때 무엇을 제일 잘하는지 고민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새벽에 눈을 떠서 운동을 하고, 일과가 끝나고 난 이후에는 기타를 치다가 필라테스를 하러 갔다.
어떤 행복이 진짜일까 고민하던 날들이 지나간다.
주말에는 밀린 약속을 하나씩 그어가며 시간을 보냈다.
책임지는 관계들이 피곤해지곤 했다.
아프고 난 이후에는 어떤 마음들이 부담스러워지기도 했고, 싫어지기도 했다.
적당함의 거리가 늘 필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혼자의 시간이 너무 중요한 사람인데 가끔 내 시간을 자신의 시간처럼 쓰는 사람들을 만났다.
난 여기까지가 맞다고 해도, 아니라면서
너는 시간도 많은 사람이잖아 라던 사람들.
나의 시간의 개념과
상대방의 시간의 개념이 달라지면 만남을 줄인다.
나에게는 나를 위한 시간이 너무 중요하다.
그래서 가끔은 주말에 집도 안 가고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죽인다.
죽은 시간들이 침대에 널브러져 있어도 나는 시간을 죽이면서 나를 충전시킨다.
정해진 시간들은 방전이 되고 나는 다시 활력을 찾게 된다. 반복되는 시간의 죽음과 생.
한 달 내내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쓰고 기타를 쳤다.
기타를 치면 어떤 순간들을 잊을 수 있었다.
기타를 한 달 내내 평일에는 한 시간 이상, 주말에는 세 시간을 내리치면서 손끝이 다 갈라졌고 굳은살이 생겼다.
굳어지는 손끝을 보면서 어쩌면 삶에서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초보는 칠 수 없는 곡이라며 연습도 하지 말라던 기타 선생님의 말을 못 들은 척하고
되레 학원을 그만두고 혼자 시작한 황혼에서 지금 뭘 하든 늦은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유튜브를 시작하며 나만의 작은 숲을 가지게 되었다.
쓸데없는 말을 하던 사람도 거둬냈다.
마치 나는 물이고 그 사람은 기름 같은 사람이었다.
나랑 너는 절대 섞이지 않는 사이.
국자 하나면 거둬낼 수 있던 사람들에 어떠한 미련도 없으므로 나는 그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상은 좋은 것들이 더 많다고 믿었던 과거를 딛고, 자꾸 부정적인 시선이 만들어지는 나를 발견했다.
자조적인 생각과 가끔 생기는 자괴감.
그리고 결정적인 매듭의 순간은 모든 말을 부정하던 네 글자.
이번 한 주는 많은 것을 도려내고 또 정리했다.
다시 시작한 운동들. 처음 신청해 본 10k 마라톤.
답답하고 허기진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
사쉐를 달아 퇴근하고 돌아온 나에게 향을 선물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작은 숙소
명상을 하고 자기 전에 괄사로 경락하는 루틴.
핸드폰을 좀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해야겠다는 생각.(에만 갇힌 상태)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 늘렸을 뿐인데 삶이 조금 근사해진 기분이 들었다.
자꾸 뭘 먹고 뭘 기대하면서 타의에 의한 삶을 살면 금방 불행해진다.
나의 삶을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한 주를 마무리 짓는다.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어떤 보상을 해줘야 내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매듭짓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절감하는 요즘이다.
고민하며 한 주를 또 보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는 수고를 했고 다음 주는 그저 응원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