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과 후경골근(1)

문학성이 가미된 해부학 글을 쓰고 싶었는데요

by Dahl Lee달리

문학성이 약간 가미된 쉬운 해부학 글을 쓰려고 했는데, '문학성'이라는 데서 막혀버린 것 같다. 지난주 독감에 걸려서 몸이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놈의 문학성의 덫에 걸려서 글을 못썼다. 오늘은 문학성은 제쳐 두고 그냥 정보성 글을 써보려고 한다.


박지성과 손흥민이 평발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들이 유연성 평발이라는 사실은 그보다는 덜 알려져 있는 같다. 평발은 강직성 평발과 유연성 평발로 나뉘는데, 강직성 평발은 앉아있을 때도 발 아치가 없는 것이고 유연성 평발은 발바닥을 디딜 때만(체중부하를 줄 때만) 아치가 없어지는 것이다. 보통 유연성 평발과 강직성 평발 모두 유전적인 소인이 크다.


강직성 평발과는 달리 유연성 평발은 일상생활에 큰 장애가 없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평발인지도 모르고 사는 경우도 많다. 평발과 반대로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것을 요족이라고 한다.


평발의 대부분은 이와같은 유연성 평발이다.



평발처럼 아치가 낮아지는 쪽으로, 즉 발이 안쪽으로 회전하는 것을 '회내'되었다고 하고, 그 반대를 '회외'되었다고 한다.



보행 시, 발은 땅에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는데, 떨어졌을 때를 유각기, 붙어있을 때를 입각기라고 한다. 입각기는 또 발의 어느 부분이 붙어있는지에 따라 세분화되는데, 전족부(발 전체)가 모두 지면에 닿아서 부하가 걸릴 때는 체중에 의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회내가 일어난다.


입각기( stance phase) 와 유각기(swing phase)


회내시에는 족부의 관절이 풀리고, 회외시에는 족부관절이 잠긴다. 관절이 풀리면 체중을 흡수하는데 더 유리하고, 관절이 잠기면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대신 스트레스성 골절이 많은 편). 발이 선천적으로 평발인 사람은 발의 잠김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없어서 운동하기에 불리하다고 한다. 반대로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 중에 요족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박지성 선수와 손흥민 선수의 경우를 보건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니까 실망하지 말자.)


발이 과회내되면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든다. 일단 보행 시 경골과 대퇴골의 과도한 내회전 움직임이 발생한다. 장골과 천골의 움직임이 변하면서 천장인대의 불균형을 야기하며, 123 중족골을 외전 시키는 변형을 유발하고, 족저근막염이나 지간신경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척추에도 부담을 주는데, 보행 시에 과도한 내회전의 움직임으로 인해 장골의 전방회전이 발생하여 천골과 요추 연결부는 전만이 심해지고, L5 추체가 천골 위에서 전단력을 더 심하게 받아서 이를 억제하는 장요인대가 이완성 손상을 받게 된다. (복잡한 이야기니까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발의 문제가 허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하는 정도면 된다)


이때, 발의 회내동작에 관여하는 주요한 근육이 후경골근(혹은 뒤정강근, tibialis posterior muscle)이다.


후경골근은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하지 근육에서 중요도 측면에서 top 3에 속해야 할 근육이다. 워낙 심부에 있어서 촉진하기가 쉽지 않기에 문제가 생긴 줄도 잘 모른다. 과회내된 발에서 후경골근은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고, 족궁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후경골근이 보행 시 회내 동작에서 속도를 '조절'해주는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이 근육의 문제는 신 스플린트(shin splint)를 유발하기도 한다. (전경골근과 후경골근이 각각 신스플린트를 유발하는데, 후경골근의 문제가 더 흔하다.)

신 스플린트는 의학적으로 경골 내측 스트레스 증후군(Medial Tibial Stress Syndrome, MTSS)이라고도 하는데, 주로 무리한 달리기, 점프, 반복적인 충격을 주는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하며, 정강이뼈(경골)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과 뼈막(골막)에 미세한 손상과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경골뼈(정강이뼈)의 안쪽 모서리(후경골근 부착 부위)를 따라 통증이 나타난다. 과사용이 원인인데, 갑작스러운 운동 강도와 운동 기간 증가, 평발이나 발의 회내가 과한 경우, 쿠션이 안 좋은 신발 사용 등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달리기를 많이 하는 러너들이 잘 걸리는 질환이기도 하다.


그림에서처럼 posterior, anterior shin splint로 나뉜다. 러너, 축구선수, 농구선수 등..에게 호발한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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