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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라는 여자

1편

by Dahl Lee달리

미미라는 여자가 있다.


복잡한 가정사를 지닌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마자 일찌감치 혼자 살기 시작했다. 그녀는 말이 없는 대신 웃음이 헤픈 타입이다.


그녀가 무엇을 해서 먹고사는지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화젯거리다.

그녀의 인스타는 늘 근사한 장소로 도배되어 있다. 그녀는 그곳에 누구와 갔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변변찮은 학벌도 기술도 없는 게, 로 시작하는 친구들의 수군거림. 걔 원래 고시원 살면서 공장 다니지 않았어?



미미는 책을 좋아한다. 진짜 읽는지는 모르지만 인스타에 올라오는 근사한 사진들엔 자주 책이 함께 등장한다.


언젠가부터 미미는 가끔 안경을 낀다. 동그랗고 까만 안경을 끼면 미미의 동그란 얼굴은 더 동그래진다. 안경을 낀 미미는 책과 잘 어울린다. 한때 즐겨하던 새빨간 젤네일도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녀의 손톱은 이제 짧고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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