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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Jun 25. 2021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이유

나를 이루고 있는 존재들

내가 다른 복은 잘 모르겠지만 인복만큼은 절대 빠지지도 뒤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인복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주책맞게 말이 많아지고 목소리도 조금 커지고 더 말하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 수 있나?', '어떻게 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다 좋은 사람들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신기하다. 처음에는 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나의 복이구나 생각한다. 이 존재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편 안 되는 글을 쓰면서 곳곳에 짧은 문장으로 등장하였는데 아마도 앞으로의 글에도 종종 등장할 게 분명하다.




"아니 내 걱정 좀 해줘. 왜 내 걱정을 안 해?" 취업을 준비하는 스스로도 불안한 시기에 가족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참 내 걱정을 안 했다. 그게 어떨 땐 서운하기도 했다.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뜻이었겠지만 걱정이 애정이라고 생각한 나는 누군가는 나를 걱정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걱정이 전부가 아닌데. 힘들 땐 바로 얼굴은 못 보더라도 전화할 수 있는 친구, 같이 울어주는 친구, 진심으로 내 마음에 공감해주는 친구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든 믿어주는 가족들까지. 걱정이 아닌 다른 형태로 사랑을 채워주는 사람들이 있어, 더 배부른 투정을 부렸던 것 같다.


그런 투정을 부리는 나에게 "다정아 너는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 말은 마치 마법 주문 같았다. 불안하고 힘들 때 나를 잡아주고 내가 정말로 잘 되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현실은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었지만 자존감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했다. 그리고 지금, 공상 같은 꿈일지라도 해봐야지 마음먹게 되었다. 나는 언젠가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북스테이를 만들 것이다. 이렇게 글로 쓰는 것도 아직까진 쑥스럽다.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표현해본다. 이 사람들이 내 곁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점점 더 선명히 느껴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내가 인복이 있다며, 주변 사람들 자랑을 하면서 나를 소개하면 다정 씨가 좋은 사람이어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럼 나는 웃으며 감사하다고 야무지게 칭찬을 챙긴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고 싶고, 앞으로 만날 사람들에게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기 때문이다. 저 말을 계속 듣기 위해서라도 나는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나로 존재할 수 있게, 고마워하고 행복해하고 나눌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준 주변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해!)



/사진 출처(기록의 쓸모,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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