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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Nov 24. 2018

가을, 끝자락. 겨울, 시작.

마리아酒와 전통 그 세번째

안녕하세요, 제주도로 두번째 이야기를 나누었던

https://brunch.co.kr/@andrewhwan/40


마리아酒 도 벌써 세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제목처럼 가을이 가는 길목에서

생각났던 전통주와 음식, 그리고 어우러질 장소에

대한 묶음입니다.


어느새 11월이 저물어가고, 절기 상 소설이 왔네요

22일 안그래도 서울과 다른 지역에 첫눈이 올 수도

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 결국 오지는 않았었죠.
눈이 왔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노랑과

빨강이 남은 때이기에, 저물어가는 가을을 주제로

세번째 마리아酒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근래 스스로에게도 한번쯤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여

덕수궁과 경복궁, 돌담길을 이리저리 다녔습니다.

길가 은행나무는 어느새 사진처럼 노랗게 변했고

공원과 정원 안 단풍 역시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청운공원의 단풍과, 경복궁 돌담길의 은행나무.



네, 가을입니다. 얼마 남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진해지는 것들이 있고,

그 반대로 바래져가는 것들이 있습니다만, 가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더 진해지는 듯 합니다.

노란색으로 또는 붉은 색으로. 그래서 이 진해지는

가을의 색을 담은 전통주를 찾았는지도 모릅니다.



진도 홍주.


홍주를 이야기하려면, 잠시 소주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는데요. 소주는 고려시대때 몽고를

통해서 처음 그 원형이 들여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처음에는 북부지역과 상류사회에서 취급되었지만,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지방의 민가에서까지 양조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종 열매, 한약재, 목피등을 침출해서 특정한 향과 색을 더한 술을 제조하는 등의 다양한 주조법이 더해졌습니다.


홍주 역시
위와 같은 주조법을 통해 만들어진
홍색 가향약용주입니다.
그 원료가 지초이기에,
지초주라고 불렸다고도 합니다.



홍주는 그 원형이 몽고(원나라)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홍주가 전해진 후, 고려 말 부터

국내에서 주조 되었고, 이름을 홍노라 하였으며,

지초를 사용하여 색과 향을 더한 지금의 형태로

자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맛과 색과 향을

골고루 갖춘 그 이후, 지금은 유일하게 전라남도

진도에서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지고 있어, 진도

홍주라 명명한다고 합니다.


지난주, 홍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할 거리가 굉장히

많더군요. 색, 향, 이름, 지역.. 이외에 맛에 대한

이야기들도 다채로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홍주의 맛은 굉장히 묵직하고 알싸하다.

였습니다. 부드럽고 깔끔하다는 말씀을 하신 분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조금은 독한 술이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이렇게 가을의 색을 담은 술이 진도 홍주였다면,

가을을 품은 식재료로 이견없이 떠오르는게 있죠.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한 되다.
네, 전어 입니다.


전어회

가을 전어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도

있듯이, 전어는 가을에 제철인 생선입니다.

산란기인 봄과 여름에는 맛이 없지만, 산란을

마친 뒤, 생장을 하면서 가을이 올 때 즈음 몸에

많은 영양분을 품는다 합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살이 오르고 두툼해지면서 씹는 맛이

더해지고 고소해진다고 하네요. 가장 맛이 좋을

때가 10월 깨 즈음이라고 하니, 내년 시월엔 꼭

전어를 함께 해보시는게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한편, 전어의 이름(錢魚)에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설들이 있는데요, 가장 유력한 이야기는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글과 같습니다. 생선도감이라 할

수 있는 [난호어목지]에는 신분의 높고 낮음 없이

모두 좋아하는 생선이 바로 전어이다. 사람들이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라고 한다.

라고 기록되었습니다. 한자에도 돈 전[錢]이 쓰인

만큼 위와 같은 유래를 뒷받침하지 않나, 라는 

말들이 있더군요. 이 밖에는 전어의 형상을 따른

설이 있습니다. 생긴 바가 고대 중국의 돈 모양을

닮아 전어라 불렀다는 이야기. 또 화살촉을 닮아

전어라고 불렀다 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전어의 이름에 관한 여러 설이 있는 것만큼 또

재미있는 것이, 지역과 지방에 따라 전어를 

부르는 명칭 역시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전라

지방에서는 뒤애미, 되미, 엽삭으로 불리우고,

경상 지방에서는 전애, 강원도에서는 새갈치,

동해 지방에는 어설키로 불리우는 등 다양한

지역별 명칭을 갖고 있는 것이, 전어입니다. 





먹는 방법은 회로 먹는 것, 무침, 구이가 있는데,

살과 지방이 가장 두툼하게 오른 시기인 만큼

전어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회로. 저희

마리아酒는 가을 전어를 한 접시 했습니다.


이렇게 진도 홍주와 전어, 그리고 가을의 색을

담은 고궁 돌담길을 엮으면서 가을을 갈무리하고

저희 마리아酒는 새로이 겨울을 맞을까 합니다.

 


남은 가을,
마저 고즈넉하고 풍요롭게 보내세요




https://www.instagram.com/the_ma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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