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운동쟁이의 걷기 철학에 대해 만나봅시다
과연 우리는 걷기만으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요?
걷기의 장점은 여기서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생각과 달리 걷기를 통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운동양과 강도를 채우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심장협회는 오래 전부터 건강을 위한 운동지침을 내 오고 있는데
여기서 제시하는 기준역시 최소한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간강도라 하면 땀이 뻘뻘 나고 숨이 차는 정도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걷기로는 그런 강도를 낼 수 없죠.
걷기는 숨이 차지도 땀이 나지도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걸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우리는 두 팔의 자유를 통해 도구를 사용하고
지금의 문명을 꽃 피웠습니다.
그리고 두 팔의 자유를 위해
네 다리로 기는 안정성을 희생하고
두 다리로 걷게 되었습니다.
우리 몸의 구조는 철저히 두 다리로 걷고, 버티기 위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걷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단계의 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인간이 가장 마지막에 완성한 움직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걸을 때
달리거나 격한 운동을 할 때처럼
땀을 뻘뻘 흘리며 근육을 만들고 지방을 태우고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도 없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내 몸의 구석구석을 점검하고
바쁜 일상에 치여 돌아보지 못한 내 마음과 소통하기
이 모든 것이 걷기를 통해 가능하거든요.
우리 인간은 두 다리로 잘 걷기 위해 최적화 된 설계를 가지고 잇습니다.
걷는다는 건 단순히 다리에 붙어 있는 근육만 쓰는 동작이 아니라,
고관절에 있는 하쌍자근 상쌍자근 이상근 이런 안정근과 협력근뿐만 아니라
척주기립근 복직근 복횡근 같은 상체의 근육들도 몸의 균형을 위해 쓰입니다.
그렇기에 잘 걷는 다는 것은
우리가 타고 태어난 몸의 설계대로 잘 움직일 수 있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단지 제대로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우리는 평소에 쓰는 전신의 근육들을 활성할 수 있기도 하고
그리고 평소에 느끼지 못한 근육의 감각들을 일깨울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익숙함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방치하곤 합니다.
익숙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오히려 더 소홀해지고 무관심해지죠.
'더 강하게' '더 빠르게'를 외치며 몰아붙이는 대신
평소보다 느린호흡과 느린 걸음으로
허벅지의 앞과 뒤 , 엉덩이와 종아리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느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집중해천천히 걸어보세요.
익숙하기만 했던 '걷기' 안에서 낯선 근육들의 감각들이 새롭게 깨어납니다.
피톨로지가 몸과 움직임을 대하는 우리의 철학을 느림 속에 담았습니다.
[느리게 걷기]를 통해 여러분을 먼저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