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5월 17일, 「나는 웨딩스냅 작가입니다」의 첫 번째 편을 올린 뒤 약 7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브런치북의 에필로그를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리 오래 묵혀둘 만한 콘텐츠는 아니었지만, 시리즈를 이어가는 동안 결혼, 이직, 이사 등 현실의 여러 일들을 겪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처음 기획은 4부였으나 결국 3부에서 마무리하게 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목차뿐 아니라 글의 완성도 면에서도 한 편 한 편을 더 정성스럽게 썼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조금 덜 만족스러운 기분이 있습니다. 모든 콘텐츠가 내 손주 마냥 다 예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아마도 이 기록과 콘텐츠가 쉽게 쓰이지 않던 이유는 ‘웨딩스냅 작가’라는 일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모두 끝낸 뒤에 소감을 적는다면 경험과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겠지만, 저는 아직도 이 과정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완결된 회고라기보다, 진행 중인 삶의 단면을 담은 기록에 가깝습니다.
사실 「나는 웨딩스냅 작가입니다」라는 콘텐츠가 커리어와 일, 그리고 회사 ‘밖’의 활동을 기록한 첫 시도는 아닙니다. 이 브런치 계정 안에는 이미 필패하는 자소서(취업), 사무직 반란기(창업), 회사에서 살아남기(회사)와 같은 기록들이 아카이빙 되어 있습니다.
돌아보면 글 쓰는 과정 자체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처음부터 특정 주제를 의도하고 쓴 것은 아니었지만, 기록을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과 ‘커리어’라는 키워드가 자주 환기됐습니다. 사후적 발견에 가깝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알아가고, 스스로와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정말 좋은 운동 같습니다.
첫 편을 올린 지 7개월이 지난 지금을 돌아보면, 콘텐츠를 쓰게 시작하게 만들었던 본식 스냅에서도 여러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한 명의 메인 작가로서 결혼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경험도 쌓였고, 앞으로 26년에는 더 많은 신랑 신부가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진이라는 커리어의 땅을 조금씩 넓혀 나가려 합니다. 어쩌면 웨딩 외에서도 찾을 수도 있을 거 같아요. 혹은 영상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어본다는 것.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바로 그것이었고, 여전히 그 길 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나는 웨딩스냅 작가입니다」 이후 어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스스로 1년에 한 편의 브런치북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또 다른 기획으로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공간에 어울릴 만한 글이나 제 목소리로 보고 싶은 기획이 있다면 브런치 제안이나 댓글로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나는 웨딩스냅 작가입니다」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