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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Aug 16. 2015

이집트 미술, 인간 형태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결과

사자(死者)의 서(書)

이집트 미술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 특유의 형태가 있습니다.


관람자를 기준으로 발은 항상 옆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상반신은 그에 반해 언제나 정면을 향해있죠. 

또한 얼굴도 항상 옆얼굴입니다. 그러면서 눈은 정면의 눈을 보여주고 있지요. 

참고로 절대로 인간의 옆얼굴에서는 저런 눈의 형태가 보일 수 없습니다.

옆 얼굴에서는 눈의 형태가 이렇습니다. by 레오나르도 다 빈치

즉 이집트 미술에서 인물은 허리가 완벽하게 90도 트위스트 되어 있고, 목도 90도를 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안 죽고 살아 있는 게 신기합니다.

(뭐야... 이집트 사람들 무서워...)


도대체 이집트 화가들은 뭘 보고 그렸기에 이런 괴상망측한 형태인 걸까요?


Alain [Egyptian life class] ⓒ 1955 The New Yorker Magazine, Inc.

이집트에선 이런 모델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런 모델을 세워두고 그들은 데생을 연습했던 것입니까!!!

(그랬던 것입니까!?!!)


하지만 이집트의 조각을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네페르티티 흉상

고대 이집트 최고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네페르티티 흉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3300년 정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집트의 인물 그림과는 다르게 척 보기에도 매우 사실적이지요?

즉 이 흉상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엄청나게 사실적인 시각을 지녔다는 것을 입증해줍니다. 


따라서 고대 이집트의 화가들이 인간을 똑같이 그리는 능력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그렇다면 진짜 위의 그림처럼 저런 모델이 있었던 것일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저 위의 그림은 개그야, 개그!!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


이집트의 회화의 인물 그림은 당시의 화가들이 인간 형태의 확실한 특징만을 잡아서 표현하고자 한 결과입니다.

인간의 발의 형태, 손의 형태, 눈의 형태, 얼굴의 형태, 어깨(상반신)의 형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모습으로 조합을 한 것입니다.


인간의 어깨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그 넓은 형태가 잘 나타납니다.

인간의 코는 옆얼굴로 보아야 얼굴에서 뾰족하게 튀어나온 형태를 알 수 있지요.

인간의 발은 옆에서 봐야 그 길쭉한 모양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눈은 정면에서 바라보아야 그 동그란 모양이 잘 드러나지요.

이러다 보니 이집트의 화가들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표현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 우리가 흔히 보는 이상하다고 여기는 이집트 미술의 형태가 된 것입니다.


즉, 미술에서 사실성을 추구한 하나의 다른 방향이 바로 이집트의 미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절대로 아무렇게나 그린 이상한 형태의 미술이 아니라는 것이죠!

(다 생각하고 그린거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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