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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Aug 31. 2015

미술품 복원,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예술품에 테러를 가하는 행위는 이를 표현하는 용어가 따로 있습니다.

반달리즘(vandalism)이라는 단어가 그것입니다.


미술계의 대표적인 반달리즘으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1972년 5월 21일. Laszlo Toth라는 헝가리 출신의 남자는 해머를 들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을 12번 내리쳤습니다. 이로 인해 성모 마리아의 눈꺼풀, 코, 왼팔, 손가락이 떨어져 나갔고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조각이 100여 개 이상 떨어져 나왔습니다. 르네상스 시기 천재 예술가의 최고 걸작은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 테러를 당했습니다. 

(충격과 공포 그 자체!!!)

[사진 출처: http://in.reuters.com/article/2013/05/21/us-vatican-pieta-idINBRE94K0KU20130521  Photo © Musei Vaticani. Handout via Reuters]


바티칸 미술관은 곧바로 긴 회의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바티칸은 10개월이 넘는 시간을 들여 결국 피에타 상을 복원해냅니다.


Photo © Stanislav Traykov

(수고한 복원가분들께 박수를....)


만일 여러분이라면 어떡하실 건가요?

이를  복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복원하지 않으실 겁니까?


당연히 복원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다음의 예를 봐주십시오.


사진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http://www.cha.go.kr/)


이 탑은 우리나라 경북 안동시 신세동에 있는 국보 16호 안동 신세동 7층 전탑입니다.

이 멋진 탑에서 혹시 뭔가 이상한 점을 찾아내셨나요?


사진출처: 문화재청 홈페이지 (http://www.cha.go.kr/)


그렇습니다. 자세히 보면 탑의 기단부가 아주 밋밋합니다. 

벽돌로 아름답게 쌓아 올려진 탑신과 달리 기단부는 멋대가리 없이 각지고 판판합니다. 

게다가 벽돌조차 아니군요.


가슴 아프지만, 이 복원은 일제강점기에 당시 최첨단 재료시멘트를 이용하여  복원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굳어버린 시멘트는 원래의 모습을 예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걸 과연 복원이라고 불러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당시 우리나라에서 미술품 복원에 대한 개념이 저 정도였다는 것이 슬플 뿐입니다.


사실 이 복원의 잘잘못을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엉망진창이지만, 이러한 복원이라도 없었다면 국보 16호가 그대로 무너져 내렸을 수도 있었다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차라리 하질 말지...라고 말하기도 힘든...)


이 외에도 세상의 많은 미술품들이 복원가의 손길을 거쳤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나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들도 전부 복원가들의 손길을 거친 작품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수 백 년이 지났는데 원본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 리가 없지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몹시 당연한 일이지요...)

복원은 원본의 형태를 알 수 있는 경우없는 경우로 나누어집니다. 


원본의 형태를 알고 있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데이터가 있으면 그냥 똑같이 복원해내면 되니까요. 


문제는 원본의 형태를 추정할 수 없을 때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복원을 해야 할까요? 


답은 그 화가의 화풍이나 기법을 최대한 연구한 후, 결론을 도출하여 임시로 복원을 하는 것입니다. 

다만 언제든지 쉽게 재수정이 가능하도록 하지요.

예를 들어 조각의 경우에는 떼어내기 쉬운 접착제를 이용한다던가, 회화의 경우에는 지워지기 쉬운 특수 물감을 이용하는 등 특수한 기술이 들어간 안료를 쓰는 것이지요.

그리고 복원 기술의 발전이 멈추지 않는 이상, 점점 더 원본에 가깝게 만들어 주는 복원 기술이 나오겠지요.


위의 질문을 조금 바꿔서 다시 해보겠습니다.

손상을 입은 미술품.

지금의 기술로 복원을 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더 발전된 복원 기술을 기다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타임머신으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모를까, 이 세상에 절대로 완벽한 복원이란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없이 원본에 가까워지는 복원 기술의 발전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복원 사건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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