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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화요문장

지혜

이작가의 화요문장

by 꽃고래

화요일에 읽는 오늘의 문장 [46]

2022.09.13.(화)

[지혜]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가르칠 수는 없네.”_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민음사 중에서.

picture by 꽃고래

잠들기 전 딸과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사실 따지자면 질문은 아니고 그의 묵상이다.


“나는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대가를 받고 싶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무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마음이 시커먼 사람들은 무엇을 믿는 것일까?

예수님은 나의 친구이자 나의 가족이자 신인데

예수님을 안 믿어도 착한 사람은 많은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기독교라는 교리를 배우면서,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을 하는 아이는 이미 답을 가지고 있었다.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스스로 깨쳐야 하는 법이기에 나는 어설픈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들어주고, 함께 고민했다.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고민을 그들도 한다면 사회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녀의 죽음도, 그 아이의 슬픔도 막을 수 있었을까.

작은 어린애들은 모두 내면에 이미 백발의 노인을 지니고 있다는 헤르만 헤세의 생각이 관통하는 밤이다.


(화요일이 지나 토요일에 올립니다.

화요일에 퀭한 눈으로 기록하고 적어두었습니다.

매일 야근하며 떠도는 생각들을 다시 정리하였습니다.)


헤르만 헤세 사진 출처)

https://m.blog.naver.com/bondavinci_art/22071441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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