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이직 에피소드4
이직하고, 어려웠던 것 중 하나는 ‘사람 찾기’였다. 사내 정치. 그런 걸 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하려는 일이 잘되게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였다.
내년도 프로젝트를 준비하다 보니, 자료가 몇 가지 필요했다. 팀 이름을 보고, 또 “저 아닌데요”, “여기 담당 아녜요.”라는 사람들에 물어물어 맞는 팀을 찾아냈다. 그런데 대부분 자료가 없거나, 잘 모른다는 대답만 했다. 오히려 우연히 연락이 닿은 다른 팀에 필요한 자료가 있기도 했다. ‘아니, 도대체 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팀들은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 또 어디, 누구에 연락해야 필요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거야?’ 이전 회사에 비해서 무려 사람이 170배나 더 많은 이곳에서 완전 멘붕이었다.
동기도 많이 없어서 더욱 멘붕이었다. 동기가 있으면 "우리 팀 요즘 이런 일하고, 그거 누구한테 부탁하면 돼!"라는 팁이나, 자연스레 옆에서 듣는 이야기들이 있을 텐데, 그럴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그나마 혼자 들어오는 경력 입사자에 비해, 나는 운이 좋아서 동기가 4명이나 되지만.
'어떻게 해야 좀 더 필요한 내용을 잘 얻을 수 있을까?' 서러운 마음을 뒤로한 채 공유 폴더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료 하나를 발견했다. 팀 소개 자료였다. OT 때도 받지 못한 자료였는데, 그 안에 팀 업무가 잘 적혀있었다. 그걸 열심히 보고 있으니, 옆에서 선배도 한 마디 툭 건넸다. 팀이나 담당하는 업무가 수시로 바뀌니까 시간 날 때마다 홈페이지에서 조직도를 펼쳐보라고. 어떤 팀이 있고, 무얼하고, 누가 있는지.
이직을 하면 일단 큰 기업 규모에 한 번, 그 안에 엄청나게 복잡하고 많은 팀에 한 번 놀란다. 경력이라 프로젝트 하나는 끌고 가야 되는데, 아는 사람도 없고, 그래서 어떤 팀에 무슨 자료를 어디까지 요청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서러워 하기보다는, 수시로 이 부서, 저 부서, 이 팀, 저 팀을 검색해보고 조직도를 펼쳐보면서 열심히 공부하자. 이전보다 170배가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제대로 사람을 찾으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그것도 생각 안했어?하는 마음으로.
TIP 4. 일을 시작하기 전엔, 꼭 조직도와 팀 소개 자료 찾아 익히자. 조직도는 구하기 쉽거나, 온보딩 때 받겠지만, 팀마다 업무를 정리해 둔 팀 소개 자료는 누가 먼저 주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도 어디엔가는 있으니 꼭 물어보거나 스스로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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