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지 Feb 21. 2024

회사에서 계속 성장하고 싶다면 무서워하면 안 되는 것

우당탕탕 이직 에피소드8

피드백은 정말 중요하다. 그런데 먼저 여기저기 피드백을 구하러 다니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쪽팔리기도 하고 무서우니까. 하지만, 회사에서 계속 성장하려면 '피드백 맷집'을 키워야 한다. 쪽팔림과 두려움을 이기고, 기어이 피드백을 받아 나아지는 근육 말이다.


지난주, 드디어 24년 교육기획안 보고가 끝났다. 처음엔 배경과 전략 단계가 문제였다. "이 교육들은 왜 시작했고요, 1년 동안 어떻게 풀어갈 거예요~"라는 내용이 잘 안 풀렸다. 설문조사와 데이터 분석을 끝내 인사이트도 어느 정도 발굴했는데, 초안에서 뭔가 이상했다. 실제로 중간보고 때도, 실장님과 팀장님께서 전략이 부족하다고 말씀 주셨는데, 도대체 뭘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어떻게 개선을 해야 하나', 무려 몇 주 간 붙잡고 있었다.


고민고민하다 결국 교육 전문가인 J책임님을 찾아갔다. J책임님은 말투가 직설적인 편이었다. “이건 뭔데? 왜 이렇게 했어? 뭐가 문제인 것 같은데? 그래서 생각이 뭔데?” 물어보셔서, 처음에는 좀 오해했다. 왜 그러시지.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 솔직히 난 그게 좀 무서웠다. 좋은 의도가 가득한 피드백이란 걸 알지만, 함께 일한 경험이 많지도 않거니와, 나는 고작 하수 주니어 쪼무래기라 고수(?) 선배의 말 한마디도 괜히 무서웠다. 그러니 자연스레 피드백 구하기가 망설여져 세밀한 피드백을 자주 여쭤보지 않았다.


기획안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발전은 없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두렵건 말건, 피드백이 필요해.’ 기획안을 들고 J책임님을 찾아갔다. 아니나 다를까, J책임님은 기획안을 꼼꼼하게 보시더니 말씀하셨다. “리지, 잘했는데, 보고서 우리 거 아닌 것 같애. 이 설문 분석은 왜 안 썼어? 이걸 써야지.”


피드백을 들으니, 뭐가 문제였는지, 그동안 왜 잘 안 풀렸는지 이해가 됐다. 실제 데이터가 아닌, 너무 먼 조직의 미래 계획을 기반으로 쓰려고 하니, 붕 뜬 이야기만 되는 거였다. (무려 '2030년'의 계획이었다!) 자리로 돌아와 앉자마자 두 달간 쓴 기획안을 뒤엎었다. 내일 모레가 마감이어서 맘 졸이기도 했지만 내가 진행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쓰니, 몇 달간 낑낑댔던 배경을 이틀 만에 쓸 수 있었다. 그다음 최종보고 때는 “괜찮아졌는데?”라는 반응과 함께 별다른 수정 지시가 없었다. 전보다 나아진 거였다.


그동안은 피드백을 받으면 공격당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함께 발전한다는 느낌이 든다. 피드백 주시는 분은 나를 헤치거나, 비난하는 게 아니라, 진짜 문제를 발견해 해결의 인사이트를 주신다는 걸, 나는 계속 나아진다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아니까 말이다. 사실 성장을 더디게 한 건, J책임님의 말투가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낸 피드백에 대한 두려움과 오해였다.


여전히 J책임님의 피드백은 날카롭고, 세다. 하지만, 이제는 그 피드백을 듣고 싶어 보고서를 들고 쫄래쫄래 J책임님을 찾아간다. 무섭더라도 부딪혔을 때 나는 분명 더 나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걸 나는, ‘피드백 맷집’이라고 한다. 그러니 계속 성장하고 싶다면, 피드백 맷집 키우자. 쪽팔림과 두려움을 이겨내, 기어이 피드백을 받아 함께 나아지는 것 말이다.


출처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we-can-do-it_3290667.htm#query=strong&position=16&from_view=search&track=ais&uuid=0133526e-2ce5-4817-8324-1a1f54f95697">Freepik</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