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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Apr 03. 2024

수많은 운영 일로 현타가 온다면

우당탕탕 이직 적응 꿀팁 6

요즘 회사에서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금 일의 80%가 운영 일인데, 단순히 운영하는 것에서 멈추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효율을 올리고 싶었다.


이직한 지 1년, 부쩍 운영 일이 많아졌다. 나는 주니어 레벨이기도 하고, 휴직하신 팀원 분의 업무도 받았는데, 그게 운영성 업무였기 때문이다. 연간 정기적으로 돌아가는 교육을 운영하는 일이었다. 나는 매주, 매달 일정을 확인하고, 업체와 소통해서 교육 현장에 공지하고, 결과를 보고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한 달은 매뉴얼대로 하면서 프로세스를 익혀야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넘겨 받은 업무에 다른 행정 업무들까지 맡으니, 내가 총무회계팀인지 교육팀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반복 반복 반복이었다. ‘이렇게 운영만 하는 게 맞나? 난 기계처럼 일을 잘 돌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현타가 왔다.


솔직히 한 달간 업무를 익히는 내내 이게 맞나 싶었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 걸까, 이게 성과라고 볼 수 있을까.’ 맘이 혼란스러우면 몸이 아프다고, 집에 오면 일찍부터 잠이 쏟아졌고, 의욕도 없었다. 그쯤이었을까. 팀장님과 면담을 했다.

”리지는 잘할 거예요. 근데 그것만 잘할 거예요. 그보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 목표를 잡고 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면담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목표를 적었다. 효율화/자동화를 하고, 효과성을 높이겠다고. 수첩 맨 앞 장에 목표 다짐을 인쇄해 붙여놨고, 시도때도 없이 들추며 ‘여기서 어떻게 효율화시키지? 효과성을 높이지?’라는 관점으로 일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의미했던 반복 업무에서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반복적인 일을 하는데, 정보나 양식이 전부 다르고 흩어져 있다는 거였다.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데이터 베이스 하나를 만들고, 양식은 되도록 통일시켜 시간을 단축시키려 하고 있다. 자연스레 엑셀도 많이 다루고, 함수도 더 많이 쓰고 있다. ‘이래서 코딩이 필요한 거구나’ 생각도 든다. 운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전체 프로세스’에서 어떻게 하면 생산성이 오를까를 고민하면서 전체를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교육 효과성도 높이려 한다. 그래서 개선을 위한 트래킹 지표를 찾고, 없으면 만들고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지도, 있지도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느끼면서 다시 의욕을 되찾고 있다. 현타 오는 횟수도 줄었다. 운영 일을 하면서 예전보다는 가치 낮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나처럼 주니어라면, 또 어쩔 수 없이 운영 일을 많이 맡게 된다면. 그래서 일할 때마다 현타가 온다면, ‘어떻게 하면 난이도를 더 높이지?, 어떻게하면 전체 프로세스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 관점에서 일을 들여다보고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고민은 결국 내게 다 피가 되고, 살이 될 성장의 동력이 될 테니까. 그러니, 세상의 모든 운영 주니어들에게, 기죽거나 포기하지 말고 같이 파이팅 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은 초석을 다지자.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더 성장한 나를 위해.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business-woman-doing-different-tasks-at-the-same-time_901256.htm#fromView=search&page=1&position=37&uuid=fd090fce-69dd-42cd-8827-a8d059a1f6a4">작가 dooder 출처 Freep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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