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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짱상 Sep 02. 2024

4월의 높다란 토야마 빙벽길을 함께 걸어요

일본에서 4년, 4계절 3인 가족의 세번째 봄 이야기


엄마

은성이의 헤어 펌이 상당히 뽀글하게 나온 봄, 작년부터 고대하던 토야마 빙벽 투어에 성공했습니다. 겨울내내 쌓이고 쌓인 눈이 높다란 빙벽이 되는 4월에 개방되는 곳이에요.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빙벽의 멋진 콘트라스트가 무척 매력적입니다. 


멀기도 하고 교통편도 불편한 곳이었지만, 이번 여행도 흔쾌히 제 청을 들어준 멋진 남편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마스크와 썬그라스를 쓰니 더 멋지네요! 이곳은 춥지만, 따뜻한 가족 여행으로 기억됩니다.


아빠

22미터 높이의 눈이 쌓인 곳, 토야마의 4월입니다. 관광 책자에서만 보던 이곳에 우리 3인 가족이 도착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다 보니 계속되는 제설 작업 덕분에 도로 옆에 이렇게 높은 눈벽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죽다 살아난 기분으로 가자~~~" 눈이 쌓인 곳에서 은성이가 항상 외치는 구호입니다. 우리 가족 함께 가자!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사진 속 빙벽 안 어딘가에 우리 가족만의 작은 비밀을 숨겨놓았어요. 언젠가 다시 찾으러 가야겠어요.


아들

엄청난 빙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토야마입니다. 날씨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춥진 않았고 오히려 따뜻했습니다. 혹여나 눈이 다 녹아내릴까봐 걱정했지만, 예, 이거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는 안녹을것 같습니다. 무튼, 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장관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현실 세계가 아니라 무슨 판타지 동화 같았습니다. 문득 겨울왕국의 울라프가 저에게 말을 걸 것만 같은 기분과 동시에, 아빠를 따라한 듯한 헤어 스타일로 가족 사진을 찍고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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