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분주하게 차비를 했습니다. 오늘은 아들과 단둘이서 도쿄의 유명한 간다 마츠리(축제)를 보러 가려고 합니다. 도쿄의 축제가 이제 다시 시작되었거든요. 저에게도 아이에게도 도쿄의 대규모 전통 축제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첫 기회입니다. 사실 엄마인 내가 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집을 나선 것은 비밀입니다.
축제의 핵심 볼거리는 도심의 여러 신사에서 출발한 신을 모신 가마와 가마꾼들의 행렬을 보는 것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는지 몰라서 배포된 안내문을 찾아 열심히 공부했지만, 정확한 목적지 좌표에 대한 확신 없이 전철을 타고 대충 근처 역에서 내렸습니다.
자! 이제부터 우리만의 모험의 시간입니다. 너무 아침 일찍이었는지 축제를 알리는 흔적이 보이지 않아 살짝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가마꾼으로 보이는 전통 복장을 한 한 아저씨를 발견하고, 그 뒤를 우리는 미행하듯이 쫓았습니다. 아들과 나는 마치 탐정이라도 된 듯 작은 흥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본인 가게인 듯한 곳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어쩌지 하는 순간에, 마츠리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저 멀리 인파가 보였습니다.
드디어 아들과 나, 우리의 축제도 시작되었습니다.
아들
일본의 여름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축제를 기다린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어디선가 함성이 들리더니, 저 멀리 큰 가마를 끌고 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마를 업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어린 꼬마들도 있었습니다. 꼬마들은 대신 작은 가마를 끌고 다녔지만요. 축제는 무척 신기했습니다. 여럿의 가마들이 시간에 따라 한곳으로 모이는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사람들을 계속 따라가 보니 그 도시만의 풍경과 축제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일본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한국에서 이 사진을 보니, 사진이 여기가 일본이다! 라고 소리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엄마와 함께 일본 축제를 다 와보다니, 이것도 추억이 된다고 생각하니, 아니 이미 되어버렸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