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를 수확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특히나 따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을 수 있다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되지요. 매번 봄에 딸기 따기 체험을 놓쳤던 우리 가족이, 이번 겨울 귤 따기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슈퍼에서 귤을 그냥 사 먹는 것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었지만, 노지에서 따먹는 새콤달콤한 귤 맛은 그 가치가 충분했습니다. 실컷 귤을 따 먹으니 배도 부르고 해서, 멀리 보이는 파란 바다를 바라보며 작은 귤과 귤잎으로 감성 사진을 한 장 연출해 보았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어느새 말랑하고 조그마한 귤이 다시 제 머리에 얹혀진 기분이 드네요.
아빠
일본의 태평양 쪽 지역은 높은 산악지대를 제외하고는 한겨울에도 영하의 날씨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느 주말에 동경에서 2시간 정도 해안가 마을에 귤따기 체험장을 방문했습니다. 인당 얼마의 돈을 내면 귤나무에서 마음껏 귤을 따먹을 수 있는 곳에 처음으로 가봤습니다. 귤나무 한 그루에서 귤이 이렇게 많이 열리는 것이며, 하나의 귤나무에서도 귤맛이 미묘하게 다른 것도 새삼 신기했습니다. 입장료 본전 생각에 입구에서부터 실컷 귤을 따서 먹었지만, 이러다가 깊숙한 곳에 있는 귤나무는 아예 맛도 못 볼 것 같아 안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정작 맛있는 귤이 모여 있는 귤나무 앞에서는 더 이상 먹지 못했지만, 각자 따온 귤을 머리에 얹고 바다가 보이는 전경으로 한 컷 남겨봅니다.
아들
시즈오카의 귤 농장에서는 우리 가족이 마음껏 귤을 따고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입장료가 귤 20개는 먹어야 본전이라는 말에, 저는 최대한 많은 귤을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첫 귤을 먹었을 때, 깨달았습니다. 너무 써서 20개 먹으면 병원행이라는 것을. 그나마 괜찮던 귤들은 너무 작고, 농사가 잘못되어 마음껏 먹게 해 줬던 것인지, 아니면 너무 일찍 수확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배경에서 가족들이랑 사진을 찍어서 돈을 날린 것 같다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이제 버킷리스트에 귤 100게 먹기를 추가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