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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린 Clairene May 06. 2021

우리 아이의 꿈을 찾아주자

우리 아이의 꿈을 찾아주자

우리 아이를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자질과 역량을 길러야 하지만, 아이의 전문 분야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우리 아이의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셨나요?


이 책을 읽으시는 우리 엄마 아빠들의 어린 시절을 잠깐 돌이켜 볼까요?

여러분은 고 3 때 본인의 꿈이 명확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적합한 대학교와 전공을 골라 지원하셨나요? 아니면, 대학에 무사히 입학하기 위해 내 성적에 맞추어 대학교와 학과를 찾아보고 지원했나요?


저는 점수에 맞추어 전공을 대략 정했습니다. 과들은 많은데, 막상 무슨 일을 하는 과인지 구체적으로 모르겠더군요. 제가 19살이던 고 3 때도 그러했고,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명확하기 않았습니다.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졸업하던 25살에도 제 꿈은 막연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주도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추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스펙' 마련에 힘을 쏟았습니다. 세상은 넓었고, 제가 아는 직업이나 직장은 한정되어 있고 모르는 것들이 훨씬 많더군요. 결국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시는 분야의 직업을 선택하고 해당 회사에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우리 부모들의 시절과는 달리, 훨씬 어린 나이부터 직업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많은 정보를 접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직업을 정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해당 직업 분야에서 필요한 능력이 우리 아이에게 충분히 있는지, 그 직업이 우리 아이한테 정말 잘 맞는지 검토해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진로를 정하는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해당 직업을 선택하면 매일 어떤 일들을 하게 되고, 어떤 어려운 점이 발생하는지, 연봉은 얼마까지 벌 수 있는지 등등 실제 그 직업을 선택했을 때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의 진로를 잘 찾아서 미래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의 첫 진로 기록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현재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는 아이들이 매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매 학년마다 본인의 진로는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활 기록부에 공식적으로 적는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한국 나이로 14살, 만으로는 겨우 12~13살의 어린아이들입니다. 이 나이 때 아이들 중에서 본인의 꿈을 명확히 정하고 그 이유까지 적을 수 있는 아이가 얼마나 까요? 진로 탐색이 너무 이른 것이 아닐까요?


오히려 초등학교 때에는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본인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자기의 꿈을 쉽게 정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막상 중학교에 진학하여 머리도 커지고 현실을 알게 된 아이들이 본인의 꿈이 무엇인지 정하고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현재 중학교 교과 과정에는 외부 활동을 통해 각종 직업을 체험해 보는 수업이 있지만, 상당히 형식적이고나 단편적이어서 깊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본인의 진로를 찾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로를 정하기에 앞서 본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 교육과정에는 그러한 부분이 적습니다.


아이가 직업을 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과 – 환경 변화, 향후 기대되는 산업 분야, 그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 아이의 장점과 경쟁력 등- 어떤 과정을 거쳐 진로를 정하는 것이 좋은지 - 위 요소들을 잘 엮기-와 같은, 좀 더 본질적인 접근법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매년 변하게 마련인 장래 희망 직업을 단단한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평가해 본 후 제대로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매년 중학교 생활 기록부에 적어야 하는 진로 칸의 긍정적인 면이란, 본인의 진로를 고민해보는 기회를 의무적으로 갖게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의 첫 진로 찾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우리 아이의 진로를 제대로 찾는 과정은 오래 걸립니다. 엄마도 아이도 모두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를 잘 관찰하여 아이가 하고 싶어 하고 잘하는 분야를 찾고, 이를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시 관찰을 하면서 아이에게 잘 맞을 것인지 판단하고 아이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로를 계속 밀고 나아가거나 다시 찾아가야 합니다.


아래 사례들을 읽어보시고, 여러분들이 아이의 진로를 찾기 위해 했던 노력을 떠올려 보셔요.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아이의 진로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답니다.

 

걱정되신다고요? 우리 엄마들만큼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까요? 엄마야 말로 우리 아이의 전문가입니다. 자신을 가지시고 아이의 진로를 찾는 연습을 함께 해보신다면 점점 더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 분들은 아래 사례를 읽어보시면서 진로를 찾는 방법을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사례 #1. 화가가 되고 싶어요

저희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화가가 되고 싶다고 본인의 첫 꿈을 밝혔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미술 선생님들께 칭찬을 받을 만큼 그림을 곧잘 그렸습니다. 그래서, 미술 선생님께 아이가 미술을 전공으로 할 정도로 가능성이 있는지 상담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원한다면 가능하다는 선생님의 답변을 듣고 나서는, 미술 시장에 대해 조사를 해 보았습니다. 국내에서는 미술품이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시작했던 시기였고, 해외에서는 독특한 창의성으로 무장한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엄청난 가격으로 경매되는 등 시장 규모가 국내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컸습니다. 향후 국내 미술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밝은 전망이 많았고, 특히 인터넷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웹디자이너나 그래픽 디자이너의 수요도 점차 커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미술을 전공한 분을 주변에서 찾아보니, 광고회사의 대표이더군요. 지인은 미술을 전공하면 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많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즉, 순수 미술부터 산업 디자인, 그리고 디자인적인 안목이 중요한 직업까지, 미술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나 직업 선택의 기회 면에서도 비교적 우수하다고 판단되었기에, 저희 아이가 미술을 전공하더라도 전망이 충분히 밝다고 생각되어 화가의 꿈을 밀어주기로 결심을 굳혔습니다.


사례#2. 첼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꿈을 바꾸더군요. 다른 학교 오케스트라를 담당하고 계신 첼로 선생님이 아이가 이해력이 좋고 신체조건도 손발이 길어 첼로를 전공하는 것이 잘 맞겠다고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셨습니다. 아이는 칭찬도 많이 받고 오케스트라 단원 중에서도 잘하는 편이라 자신감을 가졌고, 첼리스트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연주 실력을 늘릴 수 있도록 학교 독주회에서 매년 첼로 연주를 하도록 밀어주었습니다. 아이의 무대 경험도 늘리면서 전문성을 좀 더 발전시킬 수 있고, 잘하는 선배들의 연주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매년 발전되는 아이의 첼로 실력을 눈과 귀로 확인하는 것은 저에게도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첼리스트가 되고 싶고 오케스트라에서 좋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노력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독주회를 할 때만 연습을 많이 했고, 평소에는 연습이나 숙제를 다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무리 김연아 선수의 성공 스토리와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숙제를 다 하도록 종용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첼리스트가 되는 것은 힘들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례 #3.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그러다가 저희 아이는 패션 디자이너로 꿈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미술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술 시장과 산업 디자인 분야도 매력적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저는 아이의 행동을 좀 더 관찰해 보았습니다. 그 당시 학교 활동들이 많아서 별도로 미술에 대한 사교육은 받지 않고 있었는데, 아이는 오히려 노트와 탭에 많은 그림을 그렸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그림을 그려 SNS에 올려 ‘좋아요’를 받는 것을 즐겼습니다. 아이가 공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그림에서 풀 수도 있어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샤넬 등 당대의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책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한 편, 패션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을 찾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유명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일했던 지인에게 연락하여 국내 의류 디자인 시장과 직업으로서의 매력에 대해 물어보니, 패션 디자인 업계가 상당히 보수적이고 도급제 성격을 띠고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 중견급 브랜드의 디자인 실장을 맡고 있던 지인에게도 이야기를 들어보니, 매 시즌별 신상을 입고 다니지 않으면 패션 감각이 없는 직원으로 보인다는 점도 알려주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기존에 패션사업 전략을 수립하면서 파악했던 시장성은 전망이 그리 밝지가 않았습니다. SPA 브랜드의 급부상과 경기 침체로 인하여 기존의 백화점 브랜드들의 실적이 하락했고,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 중 없어지는 브랜드들도 생기기 시작했었습니다. 몇몇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만이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는 패션 성향이 상당히 보수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색상이나 패턴, 그리고 아이템이 매우 한정적이었고, 무늬가 들어간 옷이나 사람들이 주목할 만한 디자인의 눈에 띄는 옷과 정장류를 무척 싫어했어요. 그리고 저희 아이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위계질서를 매우 싫어하고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패션 디자인 분야의 시장 상황과  저희 아이의 특성을 종합해 보았을 때, 저희 아이에게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그리 매력적이거나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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