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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irene Chaehee Kim May 25. 2021

우리아이의 진로전략, '로드맵'으로 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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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 로드맵 꼭 짜야 하나요?


지금까지 진로 로드맵(Roadmap)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작업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낯설고 어려워 보이는 '진로 로드맵을 꼭 만들어 보아야 할까?' 고민이 되신다면, 한 번 생각해 볼게요.

별다른 목표 없이 학교 과제와 수행평가와 시험 준비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아이와, 진로와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아이가 있다면, 두 아이의 미래가 과연 같을까요?

중, 고등학교라는 도합 6년의 길고 중요한 기간을 보내는 아이의 태도가 과연 동일할까요?


초등학생 때는 아직 어리기에 부모의 말을 잘 듣고 따라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라면 부모의 생각대로 결코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저는 제 주변에서 초등학교 때까지 학급 대표를 도맡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던 모범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해서 실력이 떨어지거나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보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상대평가로 아이들의 성적 순위를 매기는 고등학생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성적이 더 떨어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로 나옵니다.  중학교 대상으로 한 학력 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90점 이상이 40%를 넘습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내신등급제에 의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성적 순위를 매기는데, 누적 40%는 4등급이 됩니다.. 즉 중학교 때 A를 맞았던 아이들의 성적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1등급~4등급의 너른 분포로 퍼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일반고등학교를 기준으로 했을 때 2등급이면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수시 전형은 정시 전형보다 등급에 있어서 여유롭기 때문에 아이의 진로를 찾아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면, 수능 성적으로 들어가는 정시에 비해 더 좋은 입시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자신의 꿈을 명확히 정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목표까지 세워놓았다면, 아이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진로활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따라서 대학입시에서도 전공적합성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 아이의 행복하고 빛나는 미래를 바라신다면, 진로 로드맵을 한  작성해 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진로 로드맵은 수준이 달라야 한다


초등학교 때 작성하는 진로 로드맵은 첫 번째 작품이기에, 앞에서 보여드린 예시보다 더 간단하게 작성하시면 됩니다.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인 중학교 때에는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중학교부터 20대 또는 30대까지의 전체 진로 로드맵을 만들어 놓고 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중요한 시기에 대해서 세부 학년별로 목표와 주요 활동을 자세히 짠 세부 진로 로드맵을 만듭니다. 이렇게 2단계 로드맵을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동아리 설립 및 운영과 같이 우리 아이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활동을 계획할 때는 별도로 로드맵을 짜서 관리합 니다.   

저는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중학교 과정을 중1부터 중3까지 학년별로 다시 나누어서, 매년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와 활동 내용을 포함한 세부 로드맵을 짜서 잘 활용했습니다. 물론 동아리 활동도 학년별로 세부 목표와 활동 내용을 정하여 세부 로드맵으로 관리했습니다.

 

아이가 로드맵대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활동을 완수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시각적인 진로 로드맵을 아이 방 벽에 붙여놓고 관리해 보세요. 우리 아이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더라도 진로 로드맵이 굳건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니까요. 진로 로드맵은 우리 아이가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힘차게 나아할 수 있게 해 주면서, '내가 과연 잘하고 있나?'돌이켜 볼 때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제가 회사에 다닐 때는 사업 관련 로드맵을 짜는 것이 골치 아픈 일이었지만, 우리 아이를 위해 로드맵을 짤 때에는 아이의 미래를 상상하면서 즐겁게 던 기억이 납니다.   



3. 진로 로드맵을 짠 후에 할 일


지금까지 우리 아이의 진로 로드맵을 짜기 위한 과정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진로 로드맵을 '완벽하게(?)' 짜고 나면 다 끝난 것일까요?


아직은 아닙니다.

이제 진로 로드맵의 '초안'이 완성된 것이며, 아이가 진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하는 출발선에 막 도착한 것입니다.


1) 아이와 함께 진로 로드맵 완성하기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의 허락(?)을 받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무리 완벽하게 진로 로드맵을 짰다고 한들 아이의 생각과 다르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소위 사회적 성공을 보장한다고 특정 진로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에게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일으키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인생을 부모가 대신 살아줄 수 없잖아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특히 AI 시대에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수많은 직업들이 생겨날 것이며, 현존하는 직업 중 사라질 직업들도 상당수가 됩니다.


물론, 여러분은 진로 로드맵을 계획하면서 아이와 수시로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 입니다. 그럼에도 부모가 완성한 로드맵은 완성본이 아니라 초안에 불과합니다. 이제 아이에게 진로 로드맵 초안을 보여주고 부모와 아이 간에 눈높이를 맞추는 단계입니다. 아이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목표를 낮출 부분은 낮추면서 부모의 기대치를 낮추고 아이가 실현 가능한 범위로 조정하는 작업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아이가 로드맵대로 실행할 의지가 생기니까요.


저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저희 아이의 성향과 학교생활에 대한 기기 대치가 제 생각과 달랐기 때문에, 저는 눈물을 머금고 로드맵의 목표와 활동을 조정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결과적으로 중학교 과정의 로드맵 목표를 상당 부분 이루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습니다.  


항상 아이와 대화를 통해 의논하고 의견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아이의 희망 진로가 변화하면 로드맵도 함께 수정하기

아이가 중, 고등학교에 가서 다양한 진로 활동을 하게 되면 진로에 대한 생각이 변하거나 관심사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중학교에서는 매년 생활기록부에 희망 진로와 그 이유가 기록되기 때문에, 아이의 꿈이 뚜렷하지 않거나 진로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던 아이들은 매년 희망 진로 제출 시기가 되면 새로진로가 없을까 고민을 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아이의 인생 방향이나 진로가 바뀌게 된다면, 그에 맞게 로드맵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저희 아이도 중학교에 가서 꿈이 계속 변함에 따라 로드맵을 다시 수정하곤 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중학교에 가서 빅데이터 전문가도 되고 싶어 했다가, 그레타 툰베리의 UN연설과 기후행동 활동들을 보고는 환경 전문가도 되고 싶어 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중학교 3학년 때 UN 국제경제 전문가라는 진로를 정했고, 이에 맞게 로드맵을 다시 짰습니다. 로드맵을 처음 짤 때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몇 번 수정하다 보니 숙달이 되고 쉽게 느껴질 겁니다.


3) 진로에 맞는 목표 대학교 및 학과 활동 알아보기

진로 로드맵에 원하는 대학교와 학과를 적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과학기술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는 속에서 앞으로 과학기술이 우리의 삶에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더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저희 아이는 이과 성향도 강했고 과학 영재 수업을 들으면서 과학을 재미있어했기에 이과 진로에 대해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소위 플랜 B를 염두에 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과학 분야 진로를 알아보니,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활동과 업무를 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미래에 유망하다고 전망되는 분야임에도 현재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낯선 직업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판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주요 대학교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전공 과별로 교수진과 주요 연구내용, 그리고 전공학과 산하의 연구기관이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관심 있는 대학교의 전공학과는 어느 분야에 강점이 있고, 만약 아이가 그 분야로 진출한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국내외 관련 서적이나 논문, 강연 등을 찾아보면서 미래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이는 과학 토론대회를 준비하며 미세먼지에 대한 해결방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환경공학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해외에서는 대기 내에 기구를 설치하여 미세먼지의 이동을 막거나, 미세먼지를 흡수하도록 반응하는 물질 등 다양한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하는 환경공학 분야는 미래에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에서 오염된 부분은 대기뿐만 아니라, 지구를 둘러싼 물과 땅 모두 해당되때문에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대기, 해양, 토지 3개 권역의 오염물질을 정화시키는 공학 분야의 전공들을 3개 대학교의 사이트에 들어가 모두 찾아보았습니다. 교수진의 전문분야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그리고 해외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제휴 프로젝트들을 살펴보고, 논문들도 찾아보았습니다. 아이가 해당 전공을 택했을 때 재미있게 그리고 잘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고 아이와 대화하면서 전공분야 후보들을 뽑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만한 지인에게 연락하거나 소개를 받아 실제 현장은 어떠한지 그 현황과 전망에 대해 파악하는 과정을 거쳐 환경공학 분야로 진로를 정해 보는 작업을 했었습니다.


4) 해당 진로분야에서 아이의 멘토 찾기

아이의 진로를 정했다면 그 분야에서 아이가 본받을만한 인물을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롤모델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찾아보라는 숙제를 아이에게 줍니다. 물론, 엄마 아빠도 별도로 롤모델이 될만한 인물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꿈이 외교관이라고 한다면, 과거 우리 역사 속에서 고려 시대의 '서희'장군을 지략이 뛰어난 외교관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아이의 롤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찾아 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집니다. 롤 모델을 선정했다면, 해당 인물에 대해 구글링을 하거나 인터뷰 기사, 또는 저서 등을 찾아보며 본받을만한 점을 구체적으로 뽑아, 아이와 대화를 해봅니다. 여기까지 진행했다면 아주 훌륭하게 했다고 칭찬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이 정도는 아쉬운데~'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계시다면, 해당 인물의 이메일이나 SNS 등의 컨택 정보를 알아내어, 아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떤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요한지,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직접 문의하게 하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꿈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이미지를 갖게 될 뿐 아니라, 구체적인 실현 동기까지 장착하게 되어 효과적입니다.        


5) 아이가 진로 로드맵을 직접 짜는 법 알려주기

자, 드디어 진로 로드맵의 사후 관리 마지막 단계에 도착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가 되면, 아이에게 진로 로드맵을 직접 짜도록 해주세요.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까지는 아이가 직접 수정하고 완성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등학교 1, 2학년은 아이의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으로 가장 바쁜 시기이기 때문에, 예비 고등학생 때 목표를 잘 설정하고 세부 활동 계획을 수립해야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에 차질이 없습니다.

아이가 직접 짠 진로 로드맵을 아이 책상 앞에 붙여놓고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해 주세요. 아이는 미래의 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 로드맵을 짜느라 그동안 엄마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노력해 왔는지 아이는 알게 될 것입니다. 엄마 아빠가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부모라는 것도요.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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