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후반 부부와 이탈리아 붙박이 조카의 한여름 이탈리아 여행
08. 이탈리아 일주일 기행 Roma 에필로그
국수 말아먹듯이 후루룩 일주일이 지났다. 짧은 일정을 탓하며 우리가 둘러본 곳들은 한번 가서 구경했다는 식으로 서둘러서 보았다. 급하게 여기저기 다니느라 못보고 지나친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도 이렇게 잘 지나가서 다행이지 싶다. 여행이라는게 언제나 그렇듯 예상한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지만 우리는 꽤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익숙해 하는 것도 있었고 낯설어 하는 것도 있던 일주일의 삶을 살아냈다.
이탈리아에서 그래도 꽤나 지내고 있는 나도 이 땅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궁금하고 둘러볼 것들이 다양하다는 것을 여행할 적 마다 느낀다. 같이 여행하신 이모부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이탈리아가 어떤 느낌으로 다시 느껴지셨을지도 궁금하다. 유럽국가 중에서도 문제도 많고 말도 많은 이탈리아가 두분께 그래도 좋은 추억의 땅으로 남았으면 한다.
여행의 끝은 우리를 다시 일상으로 되돌려 놓았다. 두분은 한국에 돌아가셨고 해산물을 원하는 때면 언제든 드실 수 있을 것이고 나는 로마에 남아 아침에는 다시 에스프레소와 코르네또를 먹고 있을 것이다. 맛없는 커피를 마셔도 모험같지 않게 느껴질 것이고 주말에는 친구무리들과 덧없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상을 보내다 가끔씩 짐을 꾸려 어딘가로 구경을 갈 것이다.
갔던 곳을 다시 갈 것이고 그리고 그 중에 이모부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추억하면서 즐거워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