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 가져다준 깨달음
이렇게 고민과 자료검색을 하는 와중에 목이 많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MRI 촬영을 권유하셨는데 난 목 아픈 거 가지고 MRI 촬영은 좀 오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사의 말이니 그대로 듣기로 하였다. MRI 촬영 결과 날 들었던 말은 난치성 척수병이라 전공의를 만나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따로 전공의를 예약했는데 그 전공의를 만나는 날까지 참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2013년에 나는 심장 중격 손실이라는 병으로 수술을 한번 하고 나서 그 이후로 다시는 수술대에 오르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었는데 바로 1년 후 다른 병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러면서 우울감과 스트레스들이 좀 심하게 몰려왔고 전공의를 만나서도 이 병은 일 년에 한 번씩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몰려왔던 우울감과 스트레스들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 이후 12월까지 모든 것이 하기 싫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다큐 프로젝트 또한 원래 SBS 혹은 KBS에 방영을 목표로 작업하였지만 그쪽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무산이 될 위기에 몰렸다.
그러던 중, 12월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 한국에서 유명하신 선교사님 중 한 분이신 임은미 선교사님께서 집회차 오셨다. 뜻하지 않게 우리 가정이 선교사님을 모실 수 있었는데 사실 나는 이날을 교회에서 광고했던 한 달 전 그날부터 기도하며 기다렸었다. 나에게는 예수님이 오시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나의 현재 심리상태가 점점 최악으로 가고 있었고 아무리 기도하고 정신을 차리려고 해도 왠지 모르게 나아지지 않았다. 사실 선교사님을 가까이서 모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점심식사를 아내와 선교사님과 함께 한 후 함께 기도를 받았는데 그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나에 대한 위로와 함께 특히 내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다큐 프로젝트를 반드시 끝마쳐야 한다는 마음을 받았고 내가 다시 안정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